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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다이어리 | STX-SouL<9>] 새해엔 더욱 프로다운 모습

  • 김윤환
  • 입력 2008.01.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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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젠 곧 열아홉 살이다. 한 살만 더 먹으면 성인이 된다. 나이를 먹을 수록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프로로 활동하는 것도 가끔은 힘들 때가 있다. 2주전 일요일엔 우리 팀이 경기가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 팬 사인회를 갖기로 했었기 때문에 '꼭 이기자'고 팀원들하고 약속했다. 그러나 꼭 마음 먹은대로 쉽게 이기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상대 팀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이기도 하고 우리가 긴장해서 일 수도 있다. 서로 한 세트씩 내준 상황에서 어느 덧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고 말았다. 논의 끝에 우리 팀에선 내가 출전하기로 했다. 이미 3세트에서 승리한 바 있었기 때문에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아깝게도 다 이긴 경기를 단 한번의 실수로 지고 말았다. 이럴 땐 정말 감당이 안된다. 억울한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곧 있을 팬 사인회도 그만하고 싶었다. 팀원들의 심정도 다 그런 모양이었나보다. 모두 무뚝뚝한 얼굴로 서로 눈치만봤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더욱 무거웠던 것이다. 평소 화를 잘 안내시는 감독님이 그날 우리를 야단쳤다.


프로라면 당연히 지더라도 표정관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게 감독님의 충고였다. 순간 기대에 부풀어 사인회를 기다리고 있을 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가 인상을 쓴 채 사인을 해주면 얼마나 무안해 할지도 상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웃으며 사인회 현장으로 갔다. 그래, 우리는 프로다. 경기는 결국 졌지만 웃으면서 반겨주는 팬들을 보면서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시큰해져왔다. 얼마전 우리 팀은 송년의 밤 행사를 치렀다. 모두가 한 가지씩 소원을 말했다. 놀랍게도 우리의 소원은 똑같았다. 프로리그에서 우승하는 것. 목표가 같으니 고지가 멀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팬 여러분, STX-SouL 새해에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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