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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칵테일파티 효과와 창의력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4.02.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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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본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웹소설 혹은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이어폰 소리가 커서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 역시 보통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 소리가 자세히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그 소리가 잘 들릴 경우가 있는데, 보통 필자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 경우이거나, 필자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경우이다.

우리는 대부분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특정 소리가 유독 잘 들리는 경험이 있다. 이것을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한다. 다양한 대화가 오가는 시끄러운 칵테일파티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잘 들리는 경우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특정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의 심리를 기반으로 경제학을 연구하여, 심리학자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고, 행동경제학의 시조라고 평가받는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자신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게으른 인간의 뇌는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전부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뇌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정보를 수용하기 편하도록 재가공하고, 자체적인 필터링을 거친 수정된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선택적 정보만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형태라는 것이다.

많은 콘텐츠 제작자나 게임 제작자를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현재 느끼고 있는 문제점에 관한 이야기는 잘 수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문제 제기는 흘려듣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물론 실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인 경우도 많고, 도움이 되지 않은 이야기일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칵테일파티의 다양한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파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뇌가 가지는 본성에서 벗어나 유의미한 이야기 하나를 얻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보통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만드는 창조는 정보의 분해와 재조립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간의 창의력을 패턴의 파악과 요소의 분해, 새롭게 조합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결국 우리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은 이미 창조된 것을 분석하여, 그 구성 요소를 나누고, 거기에 다른 요소들을 넣어서 재조합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에 관한 자신의 분석과 재조합의 방식을 고민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나오지 않는다.

지금 칵테일파티에 있다면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본인이 놓치는 것이 없는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게으른 뇌는 집중하지 않으면 새로운 요소와 재조합 과정을 쉽게 버린다. 지금도 어떤 파티에서 명작의 힌트가 버려지는 소리 속에 있을 수도 있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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