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폴빠작가, ‘트릭컬: 리바이브’ 새롭고 즐거운 작업

  • 주인섭 기자 lise78@khplus.kr
  • 입력 2024.02.14 18:51
  • 수정 2024.02.14 18:5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피드게임즈에서 출시한 ‘트리컬: 리바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들의 볼따구·정신없는 스토리다. 특히 오픈 전부터 이런 스토리를 볼 것이라고 예상한 유저가 거의 없던 지라 더 즐겁다. 디얍표 볼따구에 매료돼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이제 다음번 테마극장을 더 기다리고 있고, 메인스토리 추가를 기대하고 있다. ‘트릭컬: 리바이브’의 스토리 작가는 ‘폴빠’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웹툰의 스토리를 담당해왔다. 특히 그의 작품 중 ‘흔해 빠진 세계관의 만화’는 레진 코믹스에 약 5년간 연재하며 큰 호평을 받았고, 다양한 스핀오프가 연재되기도 했다. 
 

▲ 폴빠작가 오너캐 
▲ 폴빠작가 오너캐 

과거 작품 ‘트릭컬’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기여도가 높지 않을 거라 스스로 생각했지만, 현재 ‘트릭컬: 리바이브’의 인기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그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Q. 에피드게임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가
A. 에피드게임즈와의 인연은 2014년도에 시나리오 검수 외주를 받으며 시작됐다. 당시에는 내 작업량도 많지 않았고, 모바일 게임에서의 스토리 기여도에 의심을 하고 있던 중이라 개인적으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게임 개발 자체는 조금 관심이 있었던 터라 작업을 받았고, 에피드게임즈에서도 내 결과물에 만족하고 보수를 예상보다 많이 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웹툰 연재에 몰두하는 와중에도 대표님과 이따금씩 연락을 주고받다가, 2020년도에 트릭컬 프로젝트 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디얍님이 원화로 참여했기에 내 역할은 크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스토리의 평가가 굉장히 좋아 처음 생각보다 더 존재감이 커진 것 같다. 

Q. 스토리와 기초 설정 등의 평가가 좋다. 이점에 대한 소감은
A. 솔직히 스토리나 설정을 게임에 완성해서 유저들에게 공개할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스토리 쪽으로 새 패치가 있는 날에는 긴장 하면서 방송하는 사람들의 채널을 찾아가 몰래 구경하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느끼는 것이, 방송인이나 유저들이 너무 친절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못난 실력으로 쓴 내용들을 보고 웃고 재미있어하시는 걸 보면 뿌듯하다. 또한, 얼마 전에 출시했던 캐릭터인 ‘에피카’ 관련 스토리를 읽고 감동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내가 본업으로 활동하던 웹툰 지면에서는 독자 반응을 본다는 게 한동안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게임 스토리의 피드백을 바로 받는 것으로 한동안 잊고 지냈던 감성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또한, 이는 나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큰일이었다. 

Q. 이야기 부분은 폴빠작가의 주도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밝고 명량한 이야기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나
A. 이야기를 내 주도로 하는 것은 맞다. 처음 트릭컬 개발에 참여했을 때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부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임자의 작업이 맘에 들지 않다기 보다는 일러스트나 분위기 등이 정말 많이 바뀌어서 내가 스토리 진행을 편하기 위해서 였다. 처음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 자료를 받았는데, 캐릭터 아트를 보자마자 이건 시리어스 스토리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회사의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다. 
이후 뭔가 별도 지시가 없다면 이런 재미있는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할 생각이다. 하지만, 시리어스하고 어두운 스토리를 보고 싶어 하는 유저들도 어느 정도는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기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넣을지 나와 회사 모두 현재 고민이 많다. 

Q. 테마 극장에서 나오는 버터 등의 캐릭터는 설정이 먼저 만들어졌던 것인지 스토리를 만들며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는 식인지 궁금하다
A. 테마극장 ‘멜트 다운 버터’의 경우, 사내에서도 반쯤은 재미로 기획한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다. 대표와 부대표가 제안한 내용이었는데, 처음 소재를 들었을 때는 농담인줄 알았다.
사실 버터는 해당 테마극장 스토리가 쓰이기 전에는 개그적인 속성은 약했다. 주변 캐릭터들에게 ‘살짝 착취당하는 너무 착한 아이’인 조연급 컨셉일 뿐이다. 그런데 결과가 너무 잘 풀렸다. 처음 대사집을 완성한 시점에서도 ‘이게 맞아?’라면서 불안해했다가, 스토리가 업데이트되고 나서 유저분들의 반응이 폭발적인 것을 보고 놀랐다. 현재는 그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이다.
 

▲ 버터의 캐릭터성은 '트릭컬: 리바이브'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 버터의 캐릭터성은 '트릭컬: 리바이브'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Q. 주로 같은 종족끼리 어울리는 스토리가 많다. 앞는 타 종족간의 케미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을지 궁금하다
A. 종족 사이의 마찰과 오해를 극복하는 스토리는 많이 나올 예정이다. 사실 이건 테마극장보다는 메인 스토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요소인데, 게임의 주인공인 교주(플레이어)도 ‘갑자기 나타난 외지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테마극장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메인 스토리가 차차 풀리기 시작하면 종족들 간의 화합과 우정을 다룬 스토리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Q. 일부 테마극장에서 소위 ‘떡밥’이라고 부르는 요소가 제법 나왔다. 앞으로도 테마극장에서 중요한 떡밥이 계속 나올 것인지도 궁금하다
A. 게임이든 웹툰이든, 떡밥은 독자분들의 흥미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중요한 연료라고 생각한다. 개발 초기에는 테마극장이 떡밥을 풀기 부적절한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테마극장의 방향성이 바뀌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차후에 테마극장 스토리를 다시 볼 수 있는 ‘재개봉관’이 나올 예정이니 더욱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떡밥의 풀이 자체는 테마극장보다는 다른 곳에서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열심히 구성해 보는 중이다. 

Q. 작중 강한 캐릭터로 꼽히는 영원살이의 비밀을 유저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혹시 지금 시점에서 이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듣고 싶다
A. 영원살이 설정의 경우, 떡밥을 풀 지면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도 관련 설정을 숨기고 있기도 한다. 그래도 유저분들 중에 현재 있는 재료만을 가지고 정확히 해석을 하기도 해서 내심 당황하기도 했다. 괜한 말을 해서 기대감을 너무 키우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현재 밝힐 수 있는 것은 ‘일곱 영원살이들이 모두 등장할 때’ 관련 스토리를 풀 생각이라는 점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 폴빠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비비
▲ 폴빠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비비

Q. 메인스토리나 테마극장 중 가장 좋아하는 내용과 캐릭터는 누구인가
A. 현재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비비’이다. 비비 설정을 짤 때 꽤나 공을 들이기도 했고, 성격이나 행보도 마음에 들고, 아트팀에서 디자인한 외형도 완전 내 취향이다. 수용성 광물인 수은을 베이스로 한 캐릭터라 나름 신선한 설정이라고 자부하기도 한다. 

Q. ‘트릭컬: 리바이브’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나는 사실 독자분들을 위한 스토리를 짠다기보다 내가 즐거운 작품을 짜는 주의다. 나 자신이 즐거울 수 없으면 독자도 즐거울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되는 논리다. 팀을 이뤄 진행하는 작업은 기피하던 형식 중 하나였다. 회사에서 팀과 함께 스토리를 써나며 많은 성장을 이룬듯한 느낌도 든다. 나한테는 좋은 기회고, 유저들이 계속 즐거워만 해준다면 언제까지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에피드게임즈에는 항상 내가 재미없는 결과물을 내놓을 때가 온다면 그때는 그냥 쿨하게 잘라달라고 여러 차례 전했는데, 말 할 때마다 항상 진심이었다. 나도 결국 천재는 아니니까 회사가 원하던, 유저분들이 원하던, 제가 원하던, 언젠가는 내려갈 때가 오겠지만, 트릭컬 스토리 작업은 정말 새롭고 즐거웠던 일이라는 건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때까지 모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