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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상화폐 10대 뉴스] 시장 혹한기에 스며든 훈풍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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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은 약세 속 2023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충격파가 연초까지 이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3월에는 가상화폐 업계 친화은행의 줄 도산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약세장은 지난 4월 유럽연합(EU)의 가상화폐 규제 제정을 통해 변곡점을 맞이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대상으로 했던 송금 블록체인 프로젝트사인 리플(Ripple)과 미국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재판 승소는 시장 분위기 전환의 촉매제가 됐다.
올해 가상화폐 시장 내 기술 관련 주요 뉴스로는 비트코인 ‘오디널스(Ordinals)’의 등장과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테라/루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권도형 최고경영자와 에프티엑스 거래소의 샘 뱅크먼-프리드(SBF) 전 최고경영자 재판 소식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foto.wuestenigel
사진=foto.wuestenigel

‘오디널스’로 열린 비트코인 NFT 시대
비트코인 기반 대체불가토큰(NFT)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토콜인 ‘오디널스’는 지난 1월 출시됐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디지털자산을 저장하기 위한 프로토콜이다.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인 1사토시에 비디오나 이미지 파일 등을 첨부하는 기능을 ‘오디널스’ 프로토콜이 제공한다.
‘오디널스’를 사용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대체불가토큰 생성이 가능하다. ’비알씨(BRC)-20’ 토큰 표준도 ‘오디널스’와 함께 등장했다.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토대로 하는 ‘비알씨-20’ 토큰 표준은 배포, 민팅(발행), 전송 기능만 제공한다. 
‘비알씨-20’ 토큰의 경우 아직까지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밈 코인(Meme coin)의 한 종류로 여겨지고 있다. ‘밈 코인’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사진과 영상 및 농담 등으로 정의되는 밈에서 영감을 얻어 구축된 가상화폐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알씨-20’ 토큰을 활용한 디파이(DeFi, 블록체인 금융) 생태계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상화폐 친화 은행 ‘뱅크런’으로 줄도산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3월 미국 중소은행 파산에 악영향을 받기도 했다. 올해 3월 미국에서 파산한 주요 은행으로는 ‘실버게이트(Silvergate)’, ‘시그니처(Signature)’,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있다. 세 은행은 현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일어난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사태에 파산했다. 
파산한 세 은행은 모두 가상화폐 업계와 관계가 있었다. ‘실리콘밸리뱅크’는 가상화폐를 포함한 미국 스타트업 업체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 은행은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를 위한 24시간 즉석 결제 시스템을 운영한 바 있다. 
‘유에스달러코인(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경우 자사 가상화폐 준비금 8%가량이 ‘실리콘밸리뱅크’에 묶이기도 했다. 세 은행 파산은 결국 가상화폐 시장 투자 심리를 저하시켰다. 기관 투자자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도 세 은행 파산으로 인해 둔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도형 ‘테라/루나’ 최고경영자 몬테네그로서 체포
지난해 ‘테라/루나’ 가상화폐 발행사 대표는 올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됐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이후 싱가포르부터 두바이 및 세르비아로 거처를 옮기며 정부 기관의 조사를 피해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권 대표 체포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법무부는 각자 몬테네그로 정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다. 최근 몬테네그로 법무부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권 대표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월 8일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권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될 시 ‘상품(Commidity) 사기’, ‘증권 사기’, ‘송금 사기’ 및 ‘시장 조작 공모’ 등 총 8가지의 혐의가 부과될 방침이다.
 

사진=devastation
사진=devastation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가상화폐 예치 생태계 확장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올해 4월 실시된 ‘상하이 하드포크’ 업그레이드는 가상화폐 스테이킹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일조했다. 스테이킹은 시장 참여자가 자신의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검증에 활용하도록 에치 형식으로 맡기고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얻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더리움 ‘상하이 하드포크’ 업그레이드는 스테이킹 생태계에 맡긴 이용자의 자산을 인출하는 것이 골자였다.
업계에서는 ‘상하이 하드포크’가 자산으로서 이더리움과 가상화폐의 가치를 한층 더 향상시킬 거란 의견이 나왔다. 블록체인 검증에 예치한 자산 인출이 가능해진다면 더 많은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스테이킹 시장에 참여할 거란 견해였다.
다만, 규제 당국은 ‘상하이 하드포크’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입증할 계기가 될 거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수익을 낼 목적으로 투자자 간 자금 조달 약속이 발생하면 ‘투자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보상을 목적으로 블록체인 검증에 참여할 경우 ‘투자 계약’이며 기관의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럽연합, 가상화폐 시장 규제안 통과
유럽의회는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시장 규제안인 ‘미카(MiCA)’를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미카’는 지난 2020년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된 입법안이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내 가상화폐 사업자에게 서비스 제공 관련 자격 증명 형태의 ‘여권’을 부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럽연합의 ‘미카’ 시행 예정 기한은 도입부터 18개월 이내로 오는 2024년을 예정하고 있다. ‘미카’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영사가 은행과 유사한 방식으로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 현물 등의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는 자산 매입에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미카’가 글로벌 가상화폐 규제 가이드라인으로 거듭날 거란 전망도 존재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국경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미카’도 각국 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란 관점이다. 유럽연합이 ‘미카’ 입법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 내 글로벌 리더로 부상할 거란 예측도 돈다.

국회,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1단계 공포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지난 6월 30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제정안이 통과돼 7월 18일 공포됐다. 시행은 내년 7월 19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사업자의 고유재산과 고객 자산 분리’ 및 ‘시세조종·미공개 중요 정보이용’ 거래 방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주요 사항으로는 ▲사업자의 고유재산과 고객 예치금 분리 ▲동일한 종류 및 수량으로 이용자 위탁 자산 보유 ▲보험 또는 공제 가입 및 준비금 적립 ▲15년간의 거래 기록 보존 등이 있다.
대체불가토큰의 경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내 가상자산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체불가토큰의 경우 수집 목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보유자의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위험성이 제한적이란 게 금융 당국의 설명이다.
 

사진=foto.wuestenigel
사진=foto.wuestenigel

리플, 미국 증권당국 대상 ‘미등록 증권’ 법적 다툼 승리
송금 블록체인 프로젝트사인 리플은 지난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법정 다툼에서 승소했다.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은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약식 판결을 통해 가상화폐 ‘리플(XRP)’이 투자 계약 및 증권(Security) 판매에 해당한다는 증권거래위원회의 주장을 기각했다.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은 네 가지 기준으로 ‘리플’ 판매의 투자 계약 여부를 판단했다. 네 가지 기준은 ▲돈이 투자되었는가 ▲그 돈이 공동의 사업에 쓰였는가 ▲투자로부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는가 ▲그 수익이 타인의 노력으로 발생했는 가다.
리플 승소 이후, 업계에는 재판 결과가 시장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금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 거란 분위기가 형성됐다. 더 이상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화폐 거래소 내 자산에 감독 관할권을 주장하지 못할 거란 반응도 있었다. 다만, 미국 재판부는 ‘리플’ 가상화폐 자체가 증권이 아니지만, 기관 대상 판매는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재판 승소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도 지난 8월 29일 증권거래위원회와의 소송전에서 이겼다. 양측은 그레이스케일이 보유한 비트코인 신탁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을 두고 지난해 6월부터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양측의 법적 분쟁은 증권거래위원회가 시장 조작 방지와 투자자 보호 등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그레이스케일의 전환 신청을 거부하며 일어났다.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특별지구(D.C.) 순회 항소 법원 재판부는 증권거래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업계는 현지 재판부의 판결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포문을 열 거라고 평가했다. 내년 1월로 예상되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승인도 그레이스케일의 승소 이후 가시화됐다.

FTX 거래소 전 최고경영자, 7개 혐의 유죄 평결
샘 뱅크먼-프리드 에프티엑스 가상화폐 거래소 전 최고경영자는 지난 11월 미국 배심원단으로부터 7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 받았다.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는 에프티엑스 거래소 파산과 관련해 ‘금융 사기’, ‘상품 사기’, ‘증권 사기’, ‘자금 세탁 방조’, ‘자회사 대출자 대상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기소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7개 혐의가 유죄로 최종 판결될 경우,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는 최고 1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에 대한 정식 선고는 내년 3월 28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가 구치소에서 화폐로 ‘고등어 절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는 이발 비용으로 ‘고등어 절임’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FLICKR
사진=FLICKR

미국 법무부, 바이낸스에 벌금 43억 달러 부과
바이낸스(Binance) 가상화폐 거래소는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자금세탁방지 규정 위반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43억 달러(한화 약 5조 6,029억 원)의 벌금을 납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미국 제재 위반 혐의를 받아왔다. 
미국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 제재를 우회할 수 있게 도와줬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Hamas)가 불법 가상화폐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도록 방치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경우 지난 3월 바이낸스가 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채 파생상품 거래를 중개해왔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오 창펑(Zhao Changpeng)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도 거래소의 벌금 납부 소식과 함께 사임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월 24일 은행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는 현재 미국에서 출국 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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