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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특별기획] 차세대 종목을 찾아라 – 발로란트 ②편

FPS 인기 日 시장 성장 ‘기폭제’ ... 韓, 초창기 대비 대회 흥행 ‘둔화’
국내 유망주 참가 무대 ‘절실’ ... 라이엇, 내년 리그 시스템 개편 ‘승부수’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3.09.26 17:35
  • 수정 2023.10.0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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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트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빠르게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e스포츠 불모지라 평가받던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지 e스포츠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본래 일본은 FPS 게임 선호도가 높았던데다 자국팀 제타 디비전의 발로란트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면서 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에서는 게임 대비 e스포츠의 흥행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초창기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던 DRX의 행보로 국내 발로란트 e스포츠씬이 화제가 됐으나,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2부 대회 격인 챌린저스 리그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며 많은 팀이 해체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발로란트 프로 지망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국내 무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엇 게임즈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내년부터 발로란트 e스포츠 리그 개편에 나선다. 챌린저스 리그의 확장과 일정 조정으로 관심도를 높이고, 선수들의 이적 시스템도 변경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팀 기반 경쟁 시스템 프리미어를 통해 프로가 되고 싶은 유망주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선순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출처=공식 홈페이지
출처=공식 홈페이지

일본은 지금 발로란트 ‘열풍’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에서의 FPS 게임 인기는 적잖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일본에 거주 중인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부터 배틀필드, 콜 오브 듀티, 아바까지 꾸준히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라고 밝혔다.
 

▲일본 발로란트 e스포츠의 인기를 끌어올린 제타 디비전(출처=발로란트 챔피언스 공식 플리커)
▲일본 발로란트 e스포츠의 인기를 끌어올린 제타 디비전(출처=발로란트 챔피언스 공식 플리커)

특히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됐을 당시 현지에서 활성화된 인터넷 방송의 영향으로 FPS 게임 유저수가 급증했고, 이는 이후 출시된 에이펙스 레전드가 일본 내에서 인기 게임으로 등극하는 데 한몫했다. 스트리머들이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면서 자연스레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으며, 발로란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서서히 인지도를 얻고 있었다.
발로란트가 대세 게임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제타 디비전의 국제대회 활약 덕분이었다. FPS 종목에서 일본의 프로팀들은 국제 무대에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타 디비전이 2022 발로란트 마스터즈 레이캬비크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e스포츠 기자이자 통역가로 활동 중인 히로미 미즈나가씨는 “제타 디비전이 세계 대회 3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내에서 발로란트 인기가 급증했고, 자국 리그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침체기 빠진 한국 생태계
한국과 일본에서 발로란트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공통된 현상이지만 e스포츠 시장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발로란트 e스포츠의 인터넷 중계 평균 시청자 수는 어림잡아도 일본이 수만 명 이상으로 한국보다 10배 이상 높으며, 이는 전체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일본이 한창 웃도는 수치다. 
 

▲각 지역 챌린저스 리그 우승팀들이 모여 경쟁을 통해 상위 리그 진출 여부를 가리는 어센션(제공=라이엇 게임즈)
▲각 지역 챌린저스 리그 우승팀들이 모여 경쟁을 통해 상위 리그 진출 여부를 가리는 어센션(제공=라이엇 게임즈)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투자가 활발해진 일본에서는 프로팀에 대한 투자 및 신규 팀들의 창단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오히려 출범 시즌에 비해 프로팀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급여나 숙식 제공이 가능한 프로팀이 손에 꼽힐 정도지만 일본에서는 여성팀에 이어 아카데미 팀까지 창단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로란트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유망주들이 활약할 국내 무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DRX 및 농심 이스포츠 아카데미 관계자에 따르면 발로란트 프로 지망생의 숫자는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챌린저스 리그의 관심도가 저조해지면서 팀에 소속돼 프로 레벨의 실전 경험을 얻는 기회가 요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에서 기회를 잡기 힘들어진 한국 선수들은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선수와 코치들이 일본 팀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 한 프로팀 감독은 “일본 팀들의 선수 급여가 한국보다 2~3배 정도 높다”고 귀띔했다.

건강한 하부 리그 구축 ‘목표’
라이엇 게임즈도 챌린저스 리그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레오 파리아 발로란트 이스포츠 총괄은 ‘진화하는 발로란트 챌린저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내년부터 발로란트 챌린저스 리그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이 시작된다(출처=발로란트 공식 홈페이지)
▲내년부터 발로란트 챌린저스 리그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이 시작된다(출처=발로란트 공식 홈페이지)

레오 파리아 총괄은 챌린저스 리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3가지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 밝혔다. 먼저 2024년부터는 챌린저스 리그가 연중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해당 리그가 국제대회와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되다 보니 주목받기 어려운 여건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챌린저스 리그 우승팀들이 모여 상위 리그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대회인 어센션의 일정도 챔피언스 이후 시점인 9월에 개최해 합당한 수준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그는 프랜차이즈에 참가하고 있는 팀들이 챌린저스 리그 팀과 제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새로운 선수 임대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 말했다. 이를 통해 팀들은 더 자유롭게 선수를 교환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챔피언스 투어 참가 팀들이 챌린저스 리그를 비롯해 하부에 있는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끝으로 레오 파리아 총괄은 최근 인게임에 도입된 프리미어 시스템을 통해 유망주들을 배출하는 요람을 구축할 것이라 전했다. 프리미어는 유저에게 팀 기반 경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프로 선수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챌린저스 리그에 승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와 같은 조치들은 챌린저스 리그에 대한 주목도와 뷰어십을 확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레오 파리아 총괄은 “뷰어십이 성공을 측정하는 유일한 척도는 아니지만, 높은 뷰어십을 가진 건강한 리그는 팀들에게 충분한 수익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선수 급여나 복지, 각종 인프라 구축을 용이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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