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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다] <엔터채널>IJ

  • 김수연
  • 입력 2002.07.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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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22세. 전직 미용사 출신 IJ ‘야다’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야다’의 방송을 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회원만도 1천여 명에 이른다. 이 중 채팅룸에 참여해 적극성을 보여주는 팬들은 20∼30명 정도다.
“방송 초기에는 짓궂은 회원들 때문에 울기도 많이 했어요. ‘내가 니 애비다!’ ‘그 따위로 살지 마라!’ 등등 입에 담지 못할 폭언까지 퍼붓는 분들 때문에 상처 많이 받았죠. 제가 원래 내성적인데다 낯가림도 심한 편이거든요.”
IJ경력 1년 차인 ‘야다’가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것은 의외였다. 때문에 학창시절에도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IJ로 일하면서 그녀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어필하고 나설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아시는 분의 권유로 미용사 일을 그만 두고 IJ가 되었을 때 친구들이 많이 놀랐죠. ‘네 성격에 무슨 IJ냐?’며 당장 때려치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일을 하다보니깐 나도 몰랐던 ‘끼’들이 속속 생겨나더라구요.”
팬들이 가끔 선물을 보내주기도 하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기쁘단다. 이 날은 방송도중 느닷없이 큼직한 꽃바구니와 케이크가 ‘야다’ 앞으로 배달됐다.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 선물은 ‘감동’ 그 자체다! ||‘야다’는 욕심이 많다. 서예, 미술, 컴퓨터…지금은 째즈 댄스 학원을 다닌다.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개발을 늦추지 않는다. “오후 2시에 일어나 째즈댄스를 배우러가면서 하루가 시작됩니다.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요. 근데 어디 게임 배울 수 있는 덴 없나요?” ‘아트록스’나 ‘킹덤언더파이어’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배워보고 싶단다.
‘야다’가 즐겨하는 게임은 ‘포트리스2 블루’다. 자신이 쏘아 올린 포탄이 적의 탱크를 적중하고 엄청난 데미지를 입혔을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끝내준다고. “전 ‘돌탱이(카타펄트)’를 쓰는데 특수무기로 대포를 쏘았을 때 뒷 꽁지에 불붙어 시뻘게지면서 안절부절못하는 놈들을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캐논’이나 ‘레이저 탱크’를 쓰기도 하는데 우직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돌탱이가 좋아요.” 그녀가 게임에 접속하는 시간은 거의 새벽 3시부터 무한대다. 눈이 충혈 되도록 게임에 몰두하다보면 금새 날이 밝는다.||엄마는 ‘야다’가 하는 일에 대해 잘 모르신다. 케이블 TV에 종종 모습을 드러낸 ‘야다’가 IJ라는 걸 눈치 챌 만도 한데 아직까지 모르고 계신다. ‘야다’의 식구는 여자만 셋이다. 언니는 출가외인이라 엄마와 둘이서 산다. ‘야다’가 17살 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작은 찻집을 운영하며 3자매를 키우셨다. 작년 여름에는 작은 언니가 사고로 가족 곁을 떠났고 아버지를 잃었을 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다. 이후 엄마의 건강이 많이 쇠약해지셨고 지금은 야다가 살림을 꾸려 나간다.
“작은 언니가 그렇게 떠나고 많이 힘들었죠. 가족들을 속이고 이 일을 시작했는데 작은 언니가 가장 먼저 알게됐고 제 걱정도 많이 했었거든요.”
‘야다’는 월 500만원 정도를 번다. 누드모델 수입까지 합하면 평균 1천2백 만원 정도를 벌지만 의상비와 자신의 애마(코란도) 유지비를 제외하고 매니저와 50:50으로 나누면 4백∼5백만원 정도 남는다. 짠순이에 가까운 그녀는 의상비도 최저 수준에 맞춘다. 굳이 비싼 옷이 아니어도 코디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예쁘게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 수입의 대부분은 엄마께서 관리한다. “미용사 월급보다 4∼5배를 더 벌어요. 돈벌어 메이크업 공부해서 모델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엄마께도 효도 해야죠. 결혼도 빨리 하고싶은데 점술가가 서른에 하라더군요.(웃음) 서른은 너무 늦고 앞으로 5년 후에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야다’에게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5년 간 사귀어 온 남자친구가 있었다. 미용사 일을 그만두고 IJ 일을 준비하던 중, 어떻게 알았는지 그가 연락을 끊어 버렸다. 너무나 사랑했지만 그렇게 그녀를 버린 그 사람을 그대로 잊어버리자고 결심했다. 그러고 보니, 그와 헤어진지도 1년이 다되어 간다. 처음엔 IJ라는 직업에 대해 떳떳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아니, ‘프로’가 되어가면서 당당해졌다. “소개팅에 나갔는데 하는 일을 묻더라구요. ‘IJ’라고 솔직하고 얘기했더니 ‘뭐하러 그런 일을 하냐’며 계속 따지 듯 얘기하더군요. 속상했어요.” 이제는 그런 대중의 편견이 두렵지 않다. 좀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겠다는 ‘야다’. “천박하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고 편안하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 ‘IJ’가 되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사진=홍상표기자|photo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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