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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게임의 등장인물들은 MBTI가 어떻게 될까?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4.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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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남에서 ‘놓지마 정신줄’로 잘 알려진 나승훈 작가의 MBTI 소재의 캐릭터 관련 행사장에 다녀왔다. 자기관리의 끝판왕 ISTJ, 냉철한 지배자 ENTJ, 친절하지만 냉정한 상담선생님 INFJ, 행복한 사회를 치밀하게 가꾸는 인간 정원사 ENFJ 등 다양한 설명과 함께 성향이 잘 표현된 캐릭터들을 재미있게 보고 왔다. MBTI 분류법의 과학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 일상에 MBTI로 사람의 성향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소재가 된 것은 사실이다. MBTI가 유행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ABO 혈액형 구분에 따른 성격 분류가 유행하기도 했다. 소심한 A형, 이기적인 B형, 사교적인 O형, 괴짜 AB형 같은 혈액형에 따른 구분을 소재로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물론 전체 인류를 16개 혹은 4개의 적은 숫자로 분류하여 평가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하게 캐릭터의 유형을 나눠서 사람을 분류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성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의 뇌는 상황에 대한 빠른 인지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려고 하는 동물로서의 본능이 있다. 이는 처음 본 낯선 존재에 대해 빠르게 인식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는 원시 환경의 영향일 것이다. 사람에 대해 빠르게 인식하기 위해서 미리 분류한 유형을 구축하고, 새로운 존재가 어느 유형에 들어가는지 판단하는 것은 빠른 인지에 도움을 준다. 아마도 MBTI의 유행은 이런 영향일 것이다.

우리는 게임의 소재로 많은 고전이나 원형이 있는 캐릭터를 빌려와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12신이나 삼국지의 인물들, 성경의 인물 등 수많은 인물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모방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인물을 MBTI 혹은 다른 형태의 분류라도, 캐릭터의 유형을 분류해 정리해 놓은 연구를 본 기억이 없다. 물론 필자가 인식하지 못한 것이고, 어디선가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외향적이고 현실적이며 계획적인 제우스는 ESTJ라던가, 조용하게 인내하고 미래를 기다리지만 인정도 많은 유비는 INFP 등으로 분석했을 수도 있다. 이런 분석은 필자가 MBTI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정확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통상 게임을 제작할 때, 캐릭터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에 따른 외형이나 표정 등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이런 의사소통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캐릭터의 유형을 나누어 메시지를 전달하면 훨씬 빠른 인지와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 유형을 MBTI 혹은 다른 형식으로 분류하여 정리해 두면 분명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의 이해도가 높은 학자가 역사 속 인물이나 신화 속 캐릭터의 성격을 분류해 연구했으면 좋겠다. 이는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득 게임 속 등장인물의 MBTI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호기심을 주절거려본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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