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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통해 가족애 다지는 김소현씨 가족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10.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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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가족애를 살리는 촉매제죠”
동일한 사물이나 사건도 보는 이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게임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어떤 이는 게임 자체가 악의 축이라 정의 내리는가 하면, 다른 이는 모든 사회 문제의 원천이 게임인양 독설을 퍼부어대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 게임을 통해 가족애를 다지고 있다는 김소현씨 가족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가족애가 별건가요? 함께 즐거움을 영위한다면 그것이 가족애를 다지는 지름길인 것이죠.” 게임으로 하루하루 가족애를 더하고 있다며 게임의 순기능을 알리는데 여념이 없는 김소현(23, 미술교사)씨. 그녀는 사회적인 편견에 앞서, 이를 대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역설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실제로 불과 1년 전만해도 그녀 역시 게임에 관한한 문외한에 가까웠다. 그런 그녀가 보기에, 연일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는 남동생은 못마땅하기 그지없었다.

“안타까웠죠. 왜 저토록 비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지 말이에요. 그런데 대답이 가관이더군요. 직접 게임을 해본 뒤에 물어보라더군요(웃음).”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당시만 해도 단순히 위기를 피해가려는 변명처럼 들렸어요. 그래서 됐다고 말했죠.” 그로부터 며칠 뒤, 소현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또다시 동생을 부여잡고 충고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소귀에 경을 읽듯 도무지 그녀의 이야기는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동생으로부터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는가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 한번 해보고 이야기하마’라는 생각에 게임을 플레이해본 김소현씨.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도 없었고, 도저히 재미를 느낄 수도 없었다. 그때 ‘그것도 못하냐’며 코치로 나선 동생. 설득을 위한 대화의 창구가 마련됐음을 인지한 소현씨는 게임을 즐기는 척 동생과의 면담을 펼칠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퇴근 후 며칠 동안 동생과 게임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통해 대화를 나눈 소현씨. 며칠이나 지났을까. 점차 동생이 설득되고 있다고 느낀 찰나. 그녀 스스로가 게임에 재미를 붙였음을 느끼게 된다. “함께 게임을 즐기며 나눈 대화 시간만 해도 지금껏 동생과 대화한 1년치 분량은 될 거에요.” 나이가 들며 점차 멀게만 느껴졌던 동생과의 관계 회복. 이는 게임의 참재미와 함께 그동안 게임을 바라보던 그녀의 시각조차 변화시키기에 이른다.

그리고 소현씨는 이제 동생은 물론 자신 역시도 소원해진 부모님과의 단절 또한 게임으로 풀어볼 결심을 하게 된다.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함께 게임을 즐겨보자고요. 처음에는 나이 어린 철부지 동생도 모자라 너까지 그러느냐며 엄청나게 야단을 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동생을 설득하려면 동생의 입장에서 한번쯤은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느냐고요.”

생각보다 오랜 시일이 걸렸지만, 결국 부모님마저도 게임을 취미로 삼게 만든 소현씨. 그녀는 말한다. 게임을 통해 보다 풍성한 대화도, 멀어졌던 가족애도 회복했노라고. 이제는 PC 한 대로 모자라 또 한 대를 구입할 계획까지 세웠다는 그녀의 가족애 회복 프로젝트는 게임의 레벨과 함께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그녀의 말처럼, 대하는 이에 따라,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게임은 이 시대가 완성한 최고의 문화일수도, 어쩌면 사라져야만 할 악의 축일수도 있다. 그대, 그대는 게임을 어찌 활용하는가.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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