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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블리자드, '스타' 죽이고 '워크3' 띄운다

  • 지봉철
  • 입력 2002.06.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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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스타크래프트 죽이기’ 움직임은 한빛소프트(이하 한빛, 대표이사 김영만)가 6월 28일 출시할 예정인 ‘워크래프트3’가 국내에서 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그 맥을 함께하고 있다. 특히 유통사인 한빛은 자사가 유통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가 ‘워크래프트3’의 인기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래프트3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블리자드의 타이틀인데다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빛의 고민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한빛의 입장에서는 스타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져주고 대신 그 자리를 워크래프트3가 메워주길 바라는 상황. ||그러나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히트를 기록한데다 아직도 월 1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등 보통 1년인 게임수명이 3년넘게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잘못하다간 ‘워크3’도 ‘스타크’의 벽에 가로막힐 수도 있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됐던 ‘커맨드앤컨커 시리즈’나 ‘토탈어나이얼레이션: 킹덤즈’ 등 해외에서 대 성공을 거둔 굵직굵직한 대작들이 국내에서는 ‘스타크’의 번번히 밀려 상업적으로 실패를 거듭해 왔다는 점도 한빛이 ‘스타크 죽이기’에 나섰다는 의혹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빛의 스타죽이기 움직임은 최근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타크를 깎아 내리는 듯한 발언들. 한빛은 최근 자사의 1분기 매출을 발표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4% 줄어든 1백35억원, 경상이익은23% 감소한 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한빛은 “오는 6월말께 워크래프트3의 출시와 관련해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에 대한 매출이 급격이 줄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는 스타크가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큰 메리트가 없음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 그러나 디아블로2는 올 1분기에만 25만장 이상, 스타크래프트는 10만장을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 매 분기당 10만장이면 연말까지 40만장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한빛소프트가 기대하는 연말까지의 워크3 판매량인 100만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치다. 결국 한빛이 스타크 깎아내리기로 언론의 관심을 ‘워크3’로 옮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빛이 준비하는 ‘워크3’의 대규모 마케팅도 ‘스타크 죽이기’의 일환으로 비춰지고 있는 실정. 한빛은 ‘워크래프트3’출시에 앞서 금강기획과 마케팅 대행 계약을 맺고, TV 광고 및 이벤트 등 대대적인 타이틀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워크래프트3’ 홍보를 위해 책정한 마케팅 비용은 약 30억원~40억원으로 게임 업계 최대규모. 한빛은 우선 금강기획을 통해 TV·신문·지하철 광고를 실시하고, 길거래 판촉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TV 광고는 영화광고처럼 게임의 줄거리와 동영상을 편집해 제작할 예정. 또 내달 13일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프로게이머들과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론칭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별도 예산을 책정, 온게임넷·겜비씨·경인방송과 ‘워크래프트3’ 프로게임리그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빛소프트가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최근 온라인게임의 득세와 비디오게임의 시장 진입으로 PC게임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3개의 게임방송사와 워크3 프로게임리그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이는 현재 게임방송사의 주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크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마케팅이다. 3개 게임방송사가 워크3의 프로게임리그를 공동으로 진행할 경우, 상당수의 프로게이머들이 워크3로 주 종목을 바꿀 수 밖에 없다. 스타크 대중화에 일등공신들인 프로게이머들이 워크3로 주종목을 바꾼다면 방송에서 스타크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스타크의 빈자리는 당연히 워크3가 메우게 된다. 현재 워크3 세계 랭킹 1위인 프로게이머 김대호씨는 “관중동원면에서도 확인됐듯이 스타크 게임방송은 프로게이머들의 역할이 약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속속 워크3로 종목을 바꾸고 나면 스타크는 자연히 방송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빛소프트는 시디키 중복의 우려가 있는 스타크 중고CD 판매와 스타크의 병행수입 판매도 묵인하고 있어 사실상 스타크 죽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크와 워크3의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움직임도 심상찮은 분위기. 스타크는 이미 2년전에 해외에서는 수명이 다한 상태. 따라서 최근까지 블리자드가 내놨던 패치들은 사실상 국내 게이머들을 위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런 움직임도 전무하다. 특히 지난 2월 27일 발표된 1.09b패치는 역대 최악의 패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스타크 인기의 핵심인 테란, 프로토스, 저그의 발란스가 완전히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테란종족이 강해지면서 프로토스가 완전히 몰락해 최근엔 프로토스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현격하게 감소했다. 프로게이머들도 프로토스를 기피하고 있다. 프로게이머 랭킹 상위권의 입상자들도 거의 테란이나 저그로 양분돼 있어 1.09b패치 이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프로토스의 입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실정이다. 특히 스타크 1.09b패치는 미주지역에서 워크3 베타테스트가 진행중인 가운데 발표된 것으로 스타크의 재미를 떨어뜨려 게이머들을 워크3로 흡수하기 위한 블리자드의 음모라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블리자드가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워크3의 사용자 환경조사를 위한 해 디아블로2 1.09c 패치를 북미지역에서만 실시한 적도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이다. 또한 스타크 국민맵이라는 ‘로스트템플’의 버그도 발란스를 깨기 위해 고의로 만들어 놨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 로스트템플버그는 2시 위치에서 스타팅할 경우 자원을 캐는 속도가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른 버그로 전문가들외에는 분별하기 힘든 버그다.
게임평론가 박상우씨는 “블리자드가 워크3를 위해 의도적으로 스타크 발란스를 무너뜨렸을리는 없지만, 워크3 판매에 대한 의욕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사인 한빛소프트도 이에 대해 “워크3 출시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와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이러한 추측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스타크를 재밌게 즐겼던 게이머들은 자연스럽게 워크3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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