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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게임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1.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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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을유년은 외산게임과 토종게임의 격전장이 될 것입니다. 먹고 먹히는 게임의 법칙이 본격적으로 가시화 되는 시점을 의미하는 거지요.” 최근 만난 한 개발사 CEO의 업계 전망이다. 곰곰이 되 씹어볼 말이다.

본지는 연초 올해를 병자호란, 신미양요, 임진왜란이 동시에 일어나는 한해가 될 것임을 시사한바 있다. 병자호란이란 국내 게임으로 자본을 축적한 중국 등의 개발사 및 게임관련 업체가 역으로 국내에 공격적인 진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말한다.

벌써 중국의 샨다가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 한국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샨다에 인수 합병된 액토즈소프트는 지난 13일 임시주총을 열고 최대주주인 샨다측 인사들로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1호 안건인 이사의 수 변경건과 2호 안건인 신임이사 선임의 건, 3호 안건인 감사선임의 건이 모두 통과됐다. 위기가 현실로 나타난 사례다. 신미양요란 블지라드의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한반도 상륙을 의미한다. 지난해 연말, 한국 상륙을 시도했던 외산게임 ‘WoW’는 그 시기를 잡지 못하다 18일을 기해 한반도 침략을 선언했다.

또 세계 최대 게임 개발사인 EA는 인기 1인칭 슈팅게임 ‘메달 오브 아너(MoH )’의 온라인게임 버전을 상반기 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선을 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EA는 지난해 12월 비공개 시험 서비스를 실시했다. 아직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국내 토종 개발사들의 타격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임진왜란은 일본의 게임 개발사들이 자사가 개발했던 PC게임이나 비디오게임들을 온라인으로 컨버전해 한국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침략을 준비중인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일본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1999년 출시해 미국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한 ‘에버퀘스트’의 후속작 ‘에버퀘스트2’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은 상반기에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삼국지’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는 90년대 히트 PC게임 ‘대항해시대’의 온라인 버전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올해 한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만 긴장할 일은 아니다. PC게임으로 개발 출시 인기를 얻었던 ‘배틀필드’ ‘스토커’ ‘던전시즈’ 등의 게임이 올 상반기 중 한국 시장 침략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비디오게임으로 출시됐던 PS2의 ‘그란트리스모’와 X박스의 ‘포르자 모터 스포츠’ 등도 한국 진출 선언을 했다.

최근 공영방송인 KBS는 불멸의 이순신을 드라마로 제작, 방영하고 있다. 지난 주말 드라마 속 이순신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외산게임의 거침없는 한반도 침략을 막아줄 이순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 무조건 배타적이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받아들여서도 안되지 않겠는가. 적어도 우리 개발사들이 이처럼 무참히 한반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외산게임들과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는가를 묻고 싶다. 한국인이라면 아직은 토종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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