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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을유년 새해엔…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1.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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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더 먹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 두렵다.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냥 훌쩍 커 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다. 왜 그렇게 어른이 되고자 했는지 알 수 없다. 어른이 되고자 하는 욕심에 떡국도 몇 그릇씩 먹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의 역사도 한 살을 더 먹었다. 아직 국내 온라인게임의 역사가 채 15년이 못되는 나이이니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해서 어른이란 소리를 들을 수 는 없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것일까. 국내 게임 업계는 마치 어른이 다 되어 버린 것처럼 행동을 한다.

세계 3대 게임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준비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국력도 키워야 한다. 우리가 그동안 축적해 왔던 노하우도 외국 기업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외국 기업의 거대 자본으로부터 국내 게임 업계를 지키기 위해 힘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지난 2004년이 국내 온라인 게임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해였다면 올해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씨를 뿌렸다면 이제는 거둬들여야 한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정월 초하루, 새해 아침을 맞았던 기분과 2005년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분위기는 이상하리 만큼 느낌이 다르다.

마치 어린 아이를 전쟁터에 내보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하기가 쉽지 않다. 을유년 새해를 맞이하는 솔직한 심정이다. 비단 나만 느끼는 감정이라면 좋겠는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느끼는 공통 정서인 것 같아 그 안타까움은 더하다.

올해는 우리 민족이 역사 속에서 당해야 했던 외세 침략과 같은 경험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산 게임의 한국시장 공략’의 대표적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국내 시장 평정을 위해 호시탐탐 한국을 넘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최초로 개발한 온라인 게임 ‘WOW’가 한국시장을 겨냥해 게임 속에 남대문과 정자·한복 등 한국적 요소를 집어넣으며 한국 게이머들의 마음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연말 중국의 샨다가 국내 게임 회사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국내 유명 게임 개발사가 외국인 지분에 의해 팔려갔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분위기다. 중국은 국내 게임으로 거둔 거대 자본을 무기로 향후에도 국내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이 외에도 연초부터 국내 게임 시장은 새로 출시되는 게임으로 격전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15살도 안된 어린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그 고통이 너무 클 것이다. 시장과 유저는 한정돼 있고 게임은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니 피할 수 없는 길일 것이다. 그러나 2005년 을유년 새해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두루두루 성장할 수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역사이기를 바란다. 뜻을 모아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 할 수 있는 게임 산업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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