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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찐따 러브 스토리 ‘러브 딜리버리’ 스팀 출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2.27 16:51
  • 수정 2021.12.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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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가 성장해 연애하는 게임을 표방합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개발진들이 실제 겪었던 스토리들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기가막힌 문구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게임이 있다. 국내 인디게임개발팀 온파이어게임즈가 개발한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 ‘러브 딜리버리’ 이야기다. 개발팀은 주인공을 소위 ‘찐따’로 설정하고, 고구마 100개라도 먹은 듯한 설정으로 주인공을 선정한다. 가진 것은 몸뚱아리 뿐. 말을 더듬는 것은 기본이고 온갖 피해 망상에, 심지어 웬만한 덕형들이 울고 갈만한 포스를 내뿜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아름다운 주인공. 단, 입이 무척 험하다. 방심하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욕을 내뱉는다.

아르바이트를 뛰기 위해 배달을 가다가 어느날 사고를 당한다. 딱 봐도 여자 주인공 냄새가 풀풀 나는 캐릭터의 등장. 게다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넨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눈물이 그렁그렁 찬 얼굴로 괜찮느냐고 묻겠지만, 쌍욕이 날아온다. 그렇다. 이 게임은 진짜다. 그날 이후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주인공. 그는 ‘찐따’의 장벽을 넘어 사랑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양질의 일러스트가 유저들을 기다린다

주인공의 ‘찐따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나리오 시작 후 약 10분만에 주인공은 망상에 휩싸인다. 망상 모드에서 이 주인공은 여자와 키스하면 어떤 기분일까. 이내 그는 과거에 본 ‘혼자서 키스하는법.jpg’를 떠올린다. 누군가가 기록한 흑역사를 총 집합해서 선물세트로 남기는 듯한 주인공이다. 중요한 장면에서 말을 더듬기 일쑤고, 대화 한마디 조차 하지 못해 나락으로 추락한다.

이 장면은. 기시감인가. 대사가 트리거가 돼 옛날 추억이 떠오른다. 절대 떠올리고 싶었지 않았던 트라우마가 머릿속을 헤집는다. 경험도 없고, 지식도 없고, 멍청하기까지 했던 기자는 20년전 쯤 한 데이트에서 미안하다는 말만 하루 종일 하다가 데이트를 끝낸 적 있다. 물론 애프터를 제안할 용기조차 없었다. 하루종일 이불킥을 하다가 시간이 해결해 준 상처다. 진짜 찐따는 그렇다. 게임에도 비가 내리고, 기자의 머릿속에도 비가 내린다. 

하나부터 열까지. 어린 아이를 키우듯 찐따를 사람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게임이다. 현실과는 다르다. 비록 현실속에서는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게임에서는 가능하다. 아무리 찐따라도 게임이라면 희망은 있다. 게임 속 캐릭터를 우리가 응원할 차례다. 게임은 주인공을 육성시켜 사람으로 만든다. 일종의 데이트 코치라도 된 양, 주인공을 응원한다. 머리를 감고 씻는데 왜 하루가 꼬박걸리는지 모르겠지만 뭐 그래도 괜찮다. 경멸이 섞인 눈초리를 받지만 뭐 그래도 괜찮다. 조금만 참으면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게임이니까. 

현재 게임은 얼리억세스 출시로 추가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1월 중 신규 엔딩이 추가되며, 신 캐릭터가 3월 중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옆구리가 시린 연말, 가슴 한구석이 허전한 시기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켜서 잠시 동안 행복을 얻었듯, 게이머는 게임을 켜서 잠시 동안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단,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는 점은 염두에 둬야할 부분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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