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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원천은 ‘아이디어’, 이유 있는 도전 멈추지 말아야

유저 관심에 보답하는 길은 ‘완성도’, 전력투구로 생존 … 메타버스, VR, NFT 등 신트렌드 반영 검토해야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2.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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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11호 기사]

※ 편집자 주. 국내 최초, 최고 타블로이드형 게임전문 주간 신문인 ‘경향게임스’가 지난 2002년 12월 18일 지령 1호 발행 이후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향게임스> 독자 여러분과 게임업계 종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령 809호 ‘지스타 2021’ 특별판 발행을 포함해 총 4회에 걸쳐 <게임, 미래를 말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 혁신(Innovation) ▲ 생존(Survival) ▲ 확장(Expansion) 세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특집 기사를 준비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 격변하는 금융경제, 진화하는 소비 트렌드 등 게임과 주변 산업의 동시 성장과 미래 동력을 고민하는 지금, 게임 전문 미디어의 눈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시장 전망을 짚어내겠습니다. 
아울러, 20주년을 넘어 미래 게임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언론, 공식적인 소통 채널로서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정론직필 매체로서 발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인디게임 개발은 전에 없는 위기가 계속된다. 잘나가는 게임 개발팀들이 문을 닫고, 대작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타이틀들이 혹평속에서 사장 된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응원해주던 문화는 자취를 감췄다. 시장 분위기는 전에 없이 냉랭하다. 그야 말로 ‘생존’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그 중에서도 분명히 성과를 내는 게임 개발팀들은 등장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팀도 어렵다는 비평가 평점 7점을 달성하는 팀이 나오고, ‘가능성(포텐셜)’을 주목 받아 투자를 받는 팀이 나오고, 중국에서 스타대접을 받는 팀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또 그들은 미래 시장을 어떻게 대비할까. 분야를 대표하는 인디게임 주자들에게 생존 방안과 미래 비전을 들어 봤다. 

“성역 없는 도전이 비전 이끌어”
 

▲ 스튜디오HG 한대훈 대표 

스튜디오HG는 ‘메탈릭 차일드’로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개발사다. 올해 ‘메탈릭 차일드’가 유저 만족도 88%, 메타크리틱 7점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서비스하면서 성과를 거뒀고 이를 기반으로 DLC 등을 발매하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중이다. 그런 그도 현재 인디게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한다.
“게임이 너무 많아요. 과거에 ‘브라이드’나 ‘슈퍼 미트 보이’와 같은 작품들이 나올때만 해도 게임들이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지금은 하루에도 몇 개씩 인디게임이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그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고뇌해야죠.”
그가 살아남으려한 방법은 외부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 SNS를 운영하고 트위치 채널을 통해 방송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팬들과 접촉한다. 꾸준히 댓글을 달고 활동을 통해 팬들을 결집하고자 한다. 동시에 퍼블리셔 크레스트와 협업해 다음 단계를 논의한다. 
“퍼블리셔를 만나면서 게임 퀄리티가 확올라갔어요. 홍보나 마케팅을 대신하고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을 챙겨주니 저는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게 시너지가 됐어요. 퍼블리셔 역량으로 닌텐도 인디 다이렉트에 게임이 조명되자 제가 지난 5년에서 6년 동안 노력한 것은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효과를 받았거든요.”
이처럼 인디게임계에는 터부시되는 요소들이 존재하며 이를 존중하지만 그는 매몰되지 않으려 한다. 한 대표가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첫째 원칙은 ‘자기 만족’을 위해 하기 때문이다. 설사 게임이 실패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NFT’가 됐든 ‘메타버스’가 됐든 본인이 만족할 수 있고, 재미있어한다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살아남으려면 똑똑해야 한다고 생각 해요. 국내는 아직 아니지만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는 두 개 이상 팀들이 함께 뭉쳐서 게임 퀄리티를 올리고 결과물을 선보이는 일들이 나오거든요. 게이머들이 더 높은 퀄리티를 원한다면 우리도 충족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핵심은 완성도, 과도한 욕심은 독이든 성배”
 

▲ 지원플레이그라운드 한상빈 대표

지원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기대작 ‘젤터’를 오픈했다. 당시 데모 버전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하며 정식 출시 버전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글로벌 대박이 터지는 듯 했다. 그러나 정식 출시 이후 게임 인기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게임 콘텐츠 볼륨이 적고, 완성도가 낮다는 평가가 치명적이었다. 
“사실 욕심이 많았습니다. 개발팀들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능력보다 과한 프로젝트에 도전한 것이 아닌가 후회도 하게 됐죠. 구매해주신 분들의 혹평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젤터’를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말하는 ‘약속’은 펀딩이다. 킥스타터 등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게임을 공개했고 제대로된 게임을 서비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한 대표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진들을 추가 모집했다. 
“저희 게임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반복플레이가 불가능한 부분과 맵이 좁다는 부분들이 컸어요. 매 달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대규모 개발을 완료해서 12월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면 그 다음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그 다음 스텝은 콘솔게임 분야다. 완성도를 끌어 올린 버전으로 닌텐도 스위치를 비롯 다양한 버전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문제는 그 사이 생존할 방안이다. 
“회사를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 해요. 돈이 되는 일을 하려면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미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접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정부 과제를 하고 투자해주실 퍼블리셔분들을 만나고 하다 보니 힘겹지만 버틸 수는 있었습니다.”
인디게임 개발도 결국 돈이 필요하다. 첫 작품이 잘 나왔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그 다음에는 압박에 시달린다.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려면 돈이 필요한 아이러니다. 결국 ‘참신함’, ‘독특함’도 중요하지만 ‘대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대표는 이야기한다. 
“타 국가와 국내 인디게임 사정은 달라요. 해외처럼 동인게임 시장이 나와서 캐릭터 상품과 함께 아이템을 파는 구조도 아니고, 시장이 커서 작은 회사에도 돈을 써주는 구조도 아니에요. 무작정 해외사례를 쫓기 보다는 정부지원을 받고, 외주 개발을 하는 등 어떤 방법이든 써야 합니다.”

“의미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전해야”
 

▲ 픽셀리티게임즈 최명균 CPO

픽셀리티게임즈는 지난 2016년 반지하방에서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낮선 VR시장에 도전해 성과를 내보겠다고 했다. 최명균 CPO는 VR이 주는 몰입감에 반해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그의 도전은 지금의 인디게임 시장 사정이 더 나아 보일 정도로 열악했다. 
“사실상 아무 것도 없잖아요. 물어볼데도 없고, 구글에 검색하면 엉뚱한 사진만 나오는 시대였어요. 우리 괜찮은걸까.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에라 해보자하고는 도전을 계속했죠.”
그들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비전을 향한 확신이다. 지금이 아니라면 더는 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멘땅에 헤딩’하면서 게임을 개발했다. 그런데 그게 대박이 터졌다. 
개발작 ‘라이즈 오브 더 폴른’이 중국 피코스토어에서 장시간동안 1위를 차지하며 VR BTC시대를 여는 선구자로서 한축을 차지한다. 
“결국엔 기본을 충실히 하고 그 안에서 새로워야 한다고 봐요. 그 다음엔 게임이잖아요. 직접 몸으로 즐기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하고, 고민한 흔적이 성장으로 직결되고, 더 재미있는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 핵심에 집중하다 보니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겼죠.”
픽셀리티게임즈는 자신들이 생각한 재미가 대중에게 통할지를 검토하기 위해 내부 분석에 치중했다.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베테랑 게이머도, 심지어 철권 프로게이머까지 동원해 게임을 분석하고 재미를 입증한다. 그렇게 결과물이 완성 되고 출시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게이머가 입장하는 순간부터 분석은 시작되요. 어디를 얼마나 쳐다 봤는지, 버튼은 잘 누르는지. 안누르면 왜 안누르는지. 시야를 가리지는 않는지. 모든 부분에서 체크를 하고 부족하면 보완하면서 게임을 출시하는 방식이 곧 노하우가 되고,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른 작품들도 개발할 수 있었죠. 노하우는 계속 쌓일테고 그것이 곧 실력이 되지 않을까요.”
최 CPO는 다음 작품 ‘패쳐’를 통해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8인이 한 방에 들어가 멀티플레이 MoBA를 즐기는 게임을 목표로 삼는다. 이번에도 VR에는 없었던 재미를 구현하고자 한다. 그간 쌓인 데이터가 핵심 근거이자 그의 원동력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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