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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투 언 시대, 정책 마련 서둘러야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2.07 18:30
  • 수정 2021.1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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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은 이미 시작 됐다.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이미 해외 곳곳에서 이른바 ‘플레이 투 언’을 내걸고 다수 게임들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형태는 대부분 비슷하다. 주로 캐릭터를 산 뒤에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 성과를 기반으로 암호 화폐를 보상으로 준다. 획득한 암호 화폐는 다시 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개발사는 수수료를 얻는다. 캐릭터를 구매할 때, 판매할 때, 상품을 획득할 때 등에 수수료가 들어간다. 암호 화폐 가격만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잘만 굴러 간다면 장밋빛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를 비롯 굴지 기업들이 이에 도전해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양질의 플레이 투 언 시스템을 확보한 기업들이 선보이는 경제 구조를 분석해 보면 그 핵심은 바로 자체 회복성이다. 여러 변수로 인해 시세가 하락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이를 곧 구매 찬스로 여긴다.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되면서 시장은 회복되고, 경제 구조를 그대로 유치한 채 안정적인 서비스가 진행된다. 

반대로 이들과는 이야기가 조금 다른 케이스도 있다. 정체 모를 다국적 기업들이 웹페이지를 열고 플레이 투 언을 내세우며 서비스를 단행한다. 이 종류 게임들에 투자하는 플레이 투 언 게임 전문 투자자들은 게임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약 1달이면 원금 회수, 2달째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들 이야기 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고수익 포트폴리오 뒤에는 리스크가 숨어 있다. 별다른 수익 모델 없이 오직 암호 화폐에만 기대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일종의 폰지 사기를 연상케 한다. 이 경우 누군가가 많은 돈을 얻은 뒤 한 번에 바꾼다면 전체 시세가 떨어진다. 이른바 큰손들이 나서서 환전한다면 나머지가 피해를 보는 그림이다.

특히 개발사가 보유한 코인을 대량으로 환전할 때 이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큰 문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기업 운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로 잦은 환전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환전으로 인한 시세 하락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가 큰 변수로 자리잡는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아예 개발사가 업데이트를 중단한 뒤 투자자금을 가진 채 잠적해 버리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많게는 수백억 원이 증발해 복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 도래하면 가장 치명적이다. 암호 화폐에서는 이미 몇 차례 사례가 나온 일로 전문용어(‘러그 풀’사기)까지 생겼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다. 투자자금과 기대 수익, 투자한 시간 까지도 잃어 버리기에 타격은 더 크다. 또, 정당하게 사업을 영위 하는 기업들도 동시에 피해를 입는다. 자칫 방치했다가 도미노처럼 큰 사건이 이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제2의 바다이야기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리스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열어야 한다. 다년간 쌓아온 자금 베이스가 있거나, 뛰어난 기술력과 비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열어야 한다. 만의 하나 돈을 잃더라도 최소한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들이 대우 받는 그림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외부적으로는 정체 모를 기업들이 소위 ‘러그 풀’사기를 목적으로 난립하는 그림을 막아야 한다. 이들의 활동이 양질의 기업들에 저해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발걸음을 채족해야 분야에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해야할 정부는 지금까지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플레이 투 언게임을 두고 국내에서는 ‘불법’딱지를 붙이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시장 흐름은 무시한 채 결국 일이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는 그림이 또 한번 반복되면 돌이킬 수 없다. 또, 늑장 대응으로 중국과 미국에 시장을 뺏긴 다면, 그 책임의 무게는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제대로된 규정 아래에서 양질의 사업자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 해야 한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 정부가 존재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다면 존재 의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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