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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9.03 18:46
  • 수정 2021.09.0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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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 지난 8월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르는 9월 달 내에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 통과 이후, 모든 콘텐츠 관련 사업자들이 일제히 환영을 뜻을 비췄다. 글로벌 외신들도 이번 법안과 관련해 비중 있는 보도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 최초로 통과된 ‘구글 갑질 방지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법안에 있어서 최대 수혜자는 게임업계가 될 것이는 전망이 많이 보인다.

이미 게임업계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계속 당해 왔기 때문에 이번 법안이 통과 되면, 다양한 루트의 결제 방법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매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구글의 수수료를 꼽는 이들이 많다. 매출이 발생하면 30%를 내고 시작하니, 영업이익이 제대로 나오겠냐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수수료 30%로만 아낄 수 있다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안이 통과됐으니, 모든 게임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까. 생각만큼, 쉬운 문제는 아니다.

국내 시장만 생각한다면, 굳이 구글 플랫폼을 쓰지 않고 자체 플랫폼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임사들이 우리나라에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수수료 30%를 주면서까지 구글을 의지한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글로벌 시장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글로벌 시장을 대응하기에 구글 플랫폼은 게임사에게 절대적인 존재로 각인돼 왔다. 애플과 함께 모바일게임 오픈 마켓 시장 독과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구글의 눈치를 게임사들은 당연히 볼 수밖에 없다. 이번 법안이 통과 됐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결제수단을 붙일 수 있는 게임사가 과연 몇이나 있을지 미지수다. 글로벌은 모르겠고, 우리나라에서만 먹고 살겠다는 게임사가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메이저 게임사들은 먼저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 것인가’라는 이야기처럼 서로 눈치만 볼 것이 뻔하다.

주요 게임사 홍보담당자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법안이 시행된 후,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붙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모두 즉답을 회피했다. 그리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참고하라고 덧붙였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측도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번 법안에 대해서 환영하고, 향후 게임산업 생태계 변화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게임사들과 논의해 방향성을 잘 설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단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당장 구글 인앱결제 이외에 다른 결제 수단을 붙이기 어렵다면, PC플랫폼부터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나오는 모바일게임 대부분이 PC버전을 같이 제공한다. 게임사 별로, 별도의 PC플랫폼을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꽤 많은 유저들이 이를 이용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 동안은 PC로 즐기는 유저들까지도 구글에서 결제를 해야해 불편함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PC는 완전히 별개의 플랫폼으로 결제도 게임사들이 유저들의 편의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 수단을 붙일 수 있다.

처음이 어렵다. 누군가가 시작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한마디만 나온다면 게임사들 모두 동참할 것이다. 모바일이 부담스럽다면 PC플랫폼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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