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상 속 공포, 화끈한 클리셰 뒤집기에 경탄! ‘두근두근 문예부 플러스!’

미소녀들과 함께하는 방과후 문예부 활동 … 밀당 속 이상기류, 황당한 스토리 전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7.28 09:59
  • 수정 2021.07.28 10:0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803호 기사]

주인공, 나츠키는 고등학생이다. 전형적인 ‘할렘’물 혹은 ‘치유’계열 주인공. 소꿉친구 사요리와 함께 고등학교에 입학. 부푼 꿈을 안고 학교 생활에 돌입한다. 어느 날 소꿉친구와 함께 문예부에 가입하게 된다. 미소녀들이 한데 모여 시를 낭독하고, 내가 지은 시를 공유하는 문예부.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핑크빛 꿈을 꾼다. 소위 말해 ‘썸’을 타는 과정이 계속 되는 상황. 시를 통해 사랑을 속삭이며, 문예부원을 유혹하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전개 된다. 흔한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속 이야기들이 오가는 가운데, 게임은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질주한다. 
 

전형적 할렘물로 스타트
세팅은 완벽했다. 항상 밝게 웃는 명랑 미소녀 소꿉친구 사요리, 걸핏하면 토라지지만 결국 사랑스런 행동을 하는 나츠키, 내성적이고 수줍은 미소와 존댓말로 주인공을 예우하는 유리, 문예부 부장이자 모두를 이끄는 모니카. 4명 주인공들이 알콩달콩 문예부를 이끌어 나간다. 소위 ‘할렘’물들이 그렇듯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4명의 케미가 빛을 발하며 유저는 스토리 속으로 빨려 들어 간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도 함께 시를 읊게 된다. 시를 작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어진 단어 중 20개를 선택해 시를 작성하게 되는데, 각 단어에 따라 문예부원들이 반응한다. 문예부원별로 좋아하는 단어가 다르기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픈 캐릭터들이 좋아하는 단어 위주로 시를 지어 게임을 플레이 한다. 시에 만족한 캐릭터들이 주인공과 특별한 시간(이벤트)를 벌이는 것으로 게임은 진행 된다. 

이상기류 발견, 막장극의 서막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조금씩 캐릭터들 사이에 이상기류가 발생한다. 서로 험담을 늘어 놓는가 하면 수시로 말다툼을 벌이면서 묘한 전개가 계속된다. 어떻게든 이를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단계를 밟고자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진다.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는 상황 속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사건은 도저히 수습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 간다.
 

▲ 얼핏 보면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연예물처럼 보인다
▲ 얼핏 보면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연예물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각 캐릭터는 겉보기에는 아름다운 외모와 성격을 갖고 있지만 속에는 끔찍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어떤 캐릭터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고, 어떤 캐릭터는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 어떤 캐릭터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는 듯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기 어려워 하는 것처럼 보인다.
끔찍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다. 개발자는 이를 ‘호러 심리극’이라 표현한다. 개발자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끔찍한 상황을 유도하고 유저는 이에 노출돼 심리극 놀음에 놀아나게 된다.

색다른 공포, 유저를 엄습하다
게임은 선정적이고 가학적인 표현을 일삼는다. 방실방실 웃고 있는 캐릭터가 감히 입에 담지 못할만큼 끔찍한 욕설을 내뱉는 장면, 서로가 죽일 듯 싸우는 장면, 심리적 공포가 비주얼로 재현되는 장면 등은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 
 

▲ 한글 보다는 영문 버전으로 플레이할 때 대사가 차지게 전달된다
▲ 한글 보다는 영문 버전으로 플레이할 때 대사가 차지게 전달된다

백미는 게이머와 게임 속 캐릭터간의 경계를 허무는 스토리텔링. 게임 속 데이터가 삭제돼 멀쩡하던 게임 캐릭터가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PC에 텍스트, 이미지 파일 등이 생성돼 해킹을 당하는 듯한 모습조차 보이며, 현실 세계 속 SNS와 게임 속 캐릭터가 연결되는 것과 같은 설정으로 심리적 공포를 더한다. 개발자가 철저히 계획해둔 함정 속에 빠진 유저들은 적잖은 후유증을 겪게 된다. 하렘물을 원하는 유저라면 충격속에서 헤어나기 어려우며, 공포물을 원하는 유저들은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게 된다. 

대규모 업데이트 주목
이 같은 결과물들이 유저들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가 현재 스팀 뿐만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컨버전돼 지난 6월 30일 정식 발매 됐다. 기존 PC버전으로 발매됐던 스토리에 추가 스토리와 요소들을 삽입했으며 BGM을 대폭 늘려 총 24곡이 삽입됐다.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특전들을 더해 ‘두근두근 문예부 플러스!’란 이름으로 다시 유저들을 찾아간다. 전작에서는 비교적 매끄럽지 못했던 요소들을 충분히 다듬었고, 현지화도 신경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게임 디자인. 오류가 난 화면이 아니다
▲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게임 디자인. 오류가 난 화면이 아니다

특히 게임을 활용해 팬들이 만들어낸 게임 모드들은 이 게임의 가치를 한단계 끌어 올렸다. 각 캐릭터간 성격을 뒤바꾼다거나, 소위 할렘 스토리를 추가해 유저들의 니즈를 더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현재까지도 계속된다. 
‘두근두근 문예부 플러스!’는 흔한 클리셰를 통쾌하게 비틀었고, 이를 다시 새로운 클리셰로 만들어 낸 작품이다. 올해 여름 공포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한번 쯤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