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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사업의 괴리

  • 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1.07.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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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에서 ‘개발과 사업의 괴리’는 항상 논란이 되는 주제다. 최근에는 개발 부서에서 많이 양보하는 것이 추세지만, 여전히 개발자들만의 근성(?)을 갖고 고집을 부리는 이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MMO(대규모 멀티플레이어형)를 지원한다면 ‘밸런스’가 기본적으로 잘 설계가 돼 있어야 재미, 콘텐츠 등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최근 불법 프로그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예를 들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몇몇 유저들이 소위 말하는 핵 프로그램을 통해 밸런스를 무너트리고 다른 유저들의 재미를 급감시키는 등 문제 때문에 개발사인 펍지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PC온라인 플랫폼 기반에 MMORPG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유료화 모델을 정액제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누구나 동일한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는 지금은 이런 밸런스에 대해서 게임사들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밸런스를 지키면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지금도 개발과 사업 간에 피 튀기는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현재 게임시장에서 플랫폼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하지만, PC로도 즐길 수 있는 루트를 열어둔다. 게임사들이 모바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하나다. PC플랫폼과 다르게, 개인이 한 달에 쓸 수 있는 금액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바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모바일을 선택하고 향후 스탭은 자신과 비슷한 장르에서 성공한 게임의 BM(비즈니스 모델)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고 있다. 

얼마 전, 각기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임 개발 기획자와 사업 PM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있었다. 기획자는 사업부서에서 이야기하는 BM에 대한 고충, 사업 PM은 기획자가 이야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대 예시를 들어가면서 개발과 사업 간의 괴리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두 명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누구도 상대방을 설득 시키는 것에 실패했다. 쟁점을 짧게 요약하자면, 개발 측은 “매번 똑같은 확률형 뽑기 아이템 말고 다른 아이디어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업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사업 측에서는 “개발에서야 말로, 매번 똑같은 상품을 찍어내면서 어떻게 사업에서만 색다른 아이디어를 요구하냐”고 반박했다. 

기자가 봐도 참 어려운 문제다. 개발자들이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을 하고 있다곤 하나 결론은 또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게임과 비슷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동일 장르에서는 유저들이 익숙한 것에 대해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MMORPG에서 사냥과 아이템 획득, 그리고 유저 간의 전투 중 하나를 뺀다면, 사업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배제한 BM을 출시할 수 있을까? 

결국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아주 작은 시도라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자동 사냥부분을 A·I 통해 진행하도록 하고, 확률형 아이템 뽑기 대신에 에피소드 별로 프리패스 BM를 넣는 등 게임사들도 조금씩은 변화를 물색하고 있다. 

유저들도 효과적인 과금에 대해서 눈을 뜨고 있다. 무작정 뽑기만 하는 시대는 바로는 아니겠지만, 10년 내에는 사라지지 않을까. 기자가 한 가지 더 제안하고 싶은 주제는 개발과 사업 간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정도는 서로 입을 맞추고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위 20프로와 하위 20프로 금액을 과금하는 유저들을 제외한 나머지 유저들의 평균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부터 시작한다면 좀 더 좋은 콘텐츠와 BM 모델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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