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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자연과 ‘나’의 생존 싸움,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

난이도 확 낮춘 해양 생존 게임 … 채집, 장비 제작, 탐사와 퀘스트 병행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5.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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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9호 기사]

심해 세계를 다룬 생존 게임으로 인기를 누렸던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이하 빌제)’가 정식 발매 됐다. 지난 2019년 얼리억세스로 출시한 이후 수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를 거쳐 게임을 완성. 지난 5월 14일 공식 출시과정을 밟았다. ‘빌제’는 전작 세계관을 기반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다룬 ‘스탠드 시퀄’에 해당한다.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등장 인물은 다른 형태가 기본 콘셉트다. 이번엔 극지방을 배경으로 삼아 독특한 생명체들을 그려냈으며, 수중 세계 뿐만 아니라 지상 세계까지도 함께 그려내면서 새로운 게임으로서 발전하기 위한 몸부림을 담았다.
게임 내적으로는 그간 지적받았던 게임 난이도를 대폭 하향 조정해 쉽고 간편하게 즐기는 게임으로 전환한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 여기에 제작 요소를 보완하고 이벤트를 대거 추가하면서 약 25시간이 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3만원대로, 소위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작품이라는 인상이 있다. 반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변화한 게임성이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이 외에도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진입장벽을 형성한다는 의견이나, ‘심해공포증’ 때문에 애초에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인상도 있다. 이에 게임에 대해 궁금한 유저들을 위해 금주 게임콕콕에서 ‘빌제’를 분석해 봤다.
 

망망대해 속으로 떠나는 여행
‘빌제’는 연락이 두절된 언니를 구하기 위해 극지방으로 떠나는 동생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동 과정에서 기기에 문제가 발생. 추락한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 쳐야 한다. 다행히 기존 탐사자들이 제작 도구를 남겨둔 상황. 이를 활용해 외딴 지역에서 살아남아야 하며, 동시에 언니를 구해야 한다.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아무 것도 없는 상태기 때문에 막막하기 그지 없다. 일종의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즐기면 그것으로 족하다. 도무지 무엇을 할지 모르는 유저들을 위해서 PDA에 일부 정보들이 탑재돼 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우선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줍는 것부터 출발한다. 초반 자원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시간이 지나면 목표점을 알려주는 공교롭게도 바다다. 당황할 필요 없다. 제목부터 이 게임은 바다 탐험게임 아닌가. 바닷속 어딘가에 기지가 존재하는데, 목표점을 향해 헤엄치다 보면 초반부를 쉽게 넘길 수 있다. 가벼운 튜토리얼 수준으로 기본적인 조작법을 익히는데 주력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가게 된다.

식생활 해결은 게임의 기본
기지는 유저들의 기본 생존을 도와줄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이 곳을 기점으로 삼아 주변을 탐사하면서 자원을 수집한다. 수집한 자원을 기반으로 상위 아이템을 제작하다 보면 점차 난이도가 줄어드는 식이다. 여타 서바이벌게임이 그렇듯 이 게임도 역시 기본적으로 음식을 해결해야 생존할 수 있다. 다행히 바닷 속 세상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돌아 다니는데, 쫓아가서 채집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도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물고기를 기지로 가져가 요리(제작)하면서 첫 기반을 마련한다.
 

▲ 채집물은 멀리서 보기에도 확연이 드러나는 크기로 채집이 쉽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난해해보이는 조작법에 학을 뗄 수 있는데,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의외로 편하게 설계된 인터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게임상에 등장하는 채집물들은 대부분 화면상에 굵고 크게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 멀리서 쳐다봐도 물체가 보일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설계다. 일반 FPS게임처럼 정밀한 조작 보다는 방향과 거리를 가늠한 뒤 버튼을 누르면 되는 식이다. 특히 대다수 자원들은 특정 위치에 붙어 있는 관계로 채집이 용이한 편이다. 이것 저것 따질 필요 없이 보이는 모든 것을 줍는 것을 추천한다. 이어 제작기에 돌려 보면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으로 변하게 된다.

채집 품목 늘려 장비 개발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이제 탐사에 나설 차례다. 단기 목표는 장비를 개발하는 것. 필요한 자원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역시 바닷속을 탐험해야 한다. 게임 장비들은 일종의 ‘테크 트리’처럼 서로 연계돼 있다. 일례로 섬유줄기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칼이 필요하며, 칼을 만들기 위해서는 광석이 필요한 식이다. 이렇게 주어진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산소통을 매거나, 오리발을 차고 보다 깊은 곳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성장한다.
 

평범한 물체도 놓치지 말고 스캔하라
▲ 평범한 물체도 놓치지 말고 스캔하라

초반부에 가장 유용한 아이템은 산소탱크다. 사람을 조작하다 보니 산소가 부족하면 즉시 사망하는 게임이다. 때문에 해녀처럼 수면 위와 아래를 번거롭게 오가야 하는데, 산소탱크는 그 빈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공교롭게도 특정 시기가 지나고 나면 빌드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데 이는 게임 속 시스템 덕분이다. 게임 초반에 개발 가능한 스캐너로 물품들을 스캔하면 제작법을 알게 되며, 다시 자원을 확보하는 순환 고리가 시작된다.

바다 깊이와 난이도의 상관관계
상위 아이템을 제작하려면 역시 상위 재료들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상위 재료들은 바닷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 처음에는 50m 그 다음에는 100m 그 다음에는 200m지역에서 자원을 채집하는 식으로 점차 아래로 내려 간다. 초기에는 해녀처럼 수면 위에서 호흡한다음 바닥을 기면서 자원을 채집하는 것으로 충족 가능한데, 갈수록 호흡이 모자란 상황이 오기에 이를 보조할 기구들을 제작해야 한다.
 

▲ 산소를 머금은 식물들은 좀 더 깊은 곳을 방문하기 위한 중요 자원이다

동시에 위험한 생명체들도 등장해 뒤에서 기습을 하는 관계로 이들의 공격에서 살아남을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이 외에도 어두컴컴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복잡한 지형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면서 게임을 진행해 나가게 된다. 당연히 바다 깊이가 깊을수록 난도는 증가하며, 반대로 난이도가 높은 곳에서 자원을 확보할 경우 전체 탐사 난도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비들이 나오는 식이다. 일례로 게임 중반에 탐사선(잠수정)을 확보하면서부터 게임 장르가 크게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힐링게임과 공포게임 사이 어딘가
게임 초반부는 힐링 게임처럼 보인다. 바닷속을 유유자적 헤엄치는 것 만으로 묘한 매력을 풍기는 게임이다. 게임 속 배경이 되는 바다는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온갖 생물들이 각자 생태계를 구축해 살아가고 있는데, 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바다는 냉혹하다. 일례로 기자는 게임 초반부에 고생 끝에 광석 스캐너를 개발했는데, 이를 들고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바다 원숭이가 스캐너를 훔쳐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화난 기자는 칼을 빼들고 원숭이를 썰러 갔는데, 옆에 있던 원숭이가 칼마저 훔쳐가버리면서 한동안 패드를 놓고 멍하니 화면을 응시한 전례가 있다. 또, 평화롭게 헤엄을 치다가 울음 소리가 반가워 주변을 둘러 보다가 그대로 죽은 경험이나, 바다 깊은 곳을 여행하다가 산소부족으로 죽는 등 험한 경험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주는 이미지는 공포라기 보다는 힐링에 가깝다. 딱히 게임은 유저들에게 뭔가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하고 싶은 데로 헤엄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힐링할만한 요소가 있다.
 

열이나는 식물 등장!? 개발자의 독특한 상상력을 느껴 보자
▲ 열이나는 식물 등장!? 개발자의 독특한 상상력을 느껴 보자

반면, 정적인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을 위해 퀘스트와 달성과제 등이 존재해 따라가는 재미도 분명히 존재하나, 메인 콘셉트에 비해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기에 특별한 경험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크게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이 게임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소유. 과욕을 버리고 그저 독특한 생명체들과 함께 헤험치는 게임으로서 즐기기를 추천한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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