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카드배틀·SRPG·퍼즐 버무린 고전게임 ‘유그드라 유니온’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5.24 17:53
  • 수정 2021.05.25 10:2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06년 게임보이 어드벤스드로 등장한 게임 ‘유그드라 유니온’이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등장했다. 별도 패키지 발매 없이 닌텐도 e숍을 통해 온라인으로만 발매 된다. 국내에서도 한글화를 거쳐 공식 출시돼 고전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단, ‘유그드라 유니온’은 지금으로부터 15년전 개발된 게임인데다가 게임보이 어드밴스드나 PSP버전으로 개발된 게임. 어쩌면 지금 시대 유저들의 시각으로는 ‘함정’으로 보이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이에 구매를 고민하는 유저들을 위해 게임을 알려보고자 한다. 
캐주얼 SRPG의 세계 게임은 나라를 잃은 공주와 함께 활약하는 도적단을 다룬다. 얼핏 보면 공주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은 도적단 두목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데, 그 사이 동료들을 만나 군단을 꾸리고 적들과 싸워 나가면 되는 게임이다. 
기본 구도는 SRPG와 유사한 형태다. 모눈형태로 구현된 맵을 이동하면서 적과 조우한 뒤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면서 싸우는 방식이다. 대신 몇몇 개념들이 SRPG로 보기에는 어려운 개념들이 존재한다. 우선 ‘이동력’이나 ‘전투력’은 카드를 뽑아 결정한다. 카드에 이동력이 10으로 표기돼 있으면 맵 상 아군들이 10회 이동 가능한 식. ‘전투력’은 한 번 적들과 싸워 이길 때 상대방에게 가할 수 있는 데미지와 유사한 개념이다. 
게임은 ‘체력 게이지’대신 ‘사기 개념’이 존재하는데, 전투 후 패배하면 사기가 점차 떨어지며, 사기가 0이되면 ‘사망’하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한다.

 

강한 카드가 게임을 지배

게임에서 핵심은 강한 카드를 보유하는 것이다. 카드는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획득 가능하다. 전투에서 이를 활용해 승리할 때 마다 카드 ‘전투력’이 올라가는 형태로, 다른 의미의 성장형 게임이다. 물론 캐릭터들도 사냥할 때 마다 경험치를 얻어 레벨이 오르며, 능력치도 오르는 식이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카드는 제한이 적은 편으로 강한 카드를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유저들이 결국 강한 캐릭터가 되는 식이다. 
특히 각 카드들은 ‘스킬’개념이 있어 게임 상에서 스킬을 발동할 수 있는데, 아군들의 ‘사기’를 회복하거나, 상대 아이템을 훔쳐오는 등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기에 게임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가위바위보 밸런싱의 묘미

게임상에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병종이다. 창, 도끼, 검이 가위바위보식 밸런스로 구성돼 있다. 창은 검에 강하지만 도끼에 약한식이다. 초반 주인공 파티는 창, 도끼, 검, 창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적들 병종은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적들은 창,도끼,검을 동시에 들고 아군에게 시비를 거는데, 아군이 쥔 무기는 하나. 이를 방어하기 위해 소위 ‘유니온 시스템’을 채택해 인접한 아군끼리 파티를 짜고 적을 향해 공격하거나, 방어한다. 때문에 적의 공격 순서를 확인해 병종을 배치하고 강한 적들을 위주로 유니온을 짜는 것이 핵심이다. 
필연적으로 적들과 자주 상대하는 캐릭터가 먼저 성장할 수 밖에 없는데, 반대로 약한 캐릭터가 든 무기는 약점으로 자리잡는다. 이 밸런스를 ‘카드’로 극복하거나, ‘기술’을 써서 일발 역전을 꾀하는 게임 플레이가 기본 구도다. 

 

GBA게임 시대의 명작, 현대 시각으로는 글쎄 

바꿔 말해 게임은 변수가 많지 않다. 개발자가 철저히 통제된 환경 속에서 게임을 진행하도록 안배 한다. 문제는 개발자가 굉장히 독하다. 고전 게임 중에서도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게임에 속한다. 극 초반 스테이지에서도 두들겨 맞기 일쑤이며, 자리를 잘못 잡으면 죽기 십상이다.  두들겨 맞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죽기 시작한다. 같은 자리에 마무르다가 바닥이 꺼지는가 하면, 공격 도중에 적들이 난입하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주인공과 함께 전투하는 공주가 초기에 굉장히 약해 순식간에 죽어 나가면서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체력을 채우는 아이템들이 많지 않으며 게임상 변수가 많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정리하자면 ‘유그드라 유니온’은 서로 부딪히면 전투하는 퍼즐게임에 RPG식 성장 요소를 더한 개념에 가깝다. 겉보기에는 SRPG식 게임성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 보다 훨씬 얕은 캐주얼게임에 가깝다. 어느 정도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단순 반복형 게임이 되는 관계로 중장기 모멘텀이 아쉬운 작품이다. 과거 GBA시절 게임으로 보면 괜찮은 작품에 속할 수 있으나, 현 시대에서 바라보면 아쉬운 게임성이다. 
특히 게임 자체는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처럼 간단해 보이지만, 내부 밸런싱은 반복 전투를 요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정체성이 애매모호한 게임에 가깝다. 신중하게 구매해야할 타이틀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