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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트렌드 정조준, 글로벌 기업 ‘뛴다’

‘미래가치’ 주목, 주식시장 핫이슈 부각 … 게임·VR·IT·엔터테인먼트 등 복합사업군서 눈독
신흥 게임 장르, 중장기 서비스 플랫폼으로 각광 … MZ세대 겨냥 성공방정식 발굴에 집중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5.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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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9호 기사]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다. 올해 상반기 각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화두로 내걸고 분야 시장 공략과 투자에 매진한다. 분야 대장주 ‘로블록스’가 상장 이후 성공을 거두면서 제 2의 ‘로블록스’를 찾는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에 일고 있다. 재계는 돈을 풀었고, 게임계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IT계는 분야에 쓰일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형 엔터테이너 제작 및 발굴에 나선다. 정부는 이를 디지털 뉴딜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민관합의체를 개설한다. 시장이 크게 들썩이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이 시장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나온다. 대체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또 이 시장이 왜 가치를 지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현재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는 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았다.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시장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 세계를 파헤쳐 봤다.

구글 트렌드를 통해 확인해 보면 ‘메타버스’ 키워드는 올해 2월부터 국내 검색량이 증가한다. 지난 5년 동안 ‘메타버스’를 검색한 횟수 보다 3월 첫 주에 검색한 검색량이 더 많다. 그렇다면 3월 첫 주차에 큰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슈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바로 지난 3월 10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열풍’의 근원지다.

‘로블록스’ 돌풍 재계 강타
‘로블록스’는 상장 기준가 45달러(5만 7천 원)에 직상장했다. 거래 첫날 69.5달러(7만 8천 원)으로 가치가 뛰었다. 첫날 거래가 기준 기업 가치는 약 44조 원. 5월 21일에는 주당 76.3달러(8만 6천 원)까지 고공 성장을 기록한다. 최근 발표한 분기 매출은 약 4,200억 원으로 매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한다. 현재 시가총액은 450억 달러로 49조 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국내로 비교하면 현대자동차나 카카오와 비견할만한 수치다. 곧, 이 수치는 국가 인프라를 좌우할만한 기업들이 상장한 수치와 비슷한 수치로 해석된다.
반대로 ‘메타버스’가 또 다른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해석에 도달한 재계는 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제2의 로블록스’를 찾아 나선다. 국내와 해외 기업들이 소위 ‘메타버스 테마주’로 취급되며, 각 기업들이 비전 발표에서 ‘메타버스’를 언급하고 국가가 정책을 발표하며, 대형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등 이른바 ‘메타버스’ 돌풍이 시작된다.
 

지난 5년동안 구글에서 메타버스를 검색한 통계치를 보면 2021년 2월 이후에야 검색량이 증가한다
▲ 지난 5년동안 구글에서 메타버스를 검색한 통계치를 보면 2021년 2월 이후에야 검색량이 증가한다

메타버스의 진실은 ‘초딩게임’
미 통계업체 스태티스타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로블록스’ 유저층은 전체 97%가 25세 이하 유저들로 구성돼 있다. 전체 54%가 12세 이하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이다. 미국 기준으로 9세에서 12세 이하 청소년 중 70%가 이 게임을 즐긴다.
이들이 즐기는 ‘메타버스’는 쉽게 말해 일종의 동네 놀이터나 운동장쯤 된다. 친한 친구들이 가상공간에 모이며, 함께 떠들고 노는 것이 기본이다. 이어 할 놀이를 정한다. 술래잡기를 택하면 술래잡기 공간이 열려 바다나 우주, 집안에서 술래잡기를 한다. 딱지치기를 택하면 딱지치기 공간으로 넘어가 바닥에 딱지가 형성되는 식이다. 엄마가 부르면 이내 게임을 끄고 집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성립돼 있다. 이미 아이들에게는 ‘습관’이 돼 있다. 여유가 생기면 ‘로블록스’를 켜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로블록스’ 유저 97%는 25세 이하이다
▲ ‘로블록스’ 유저 97%는 25세 이하이다

또래문화 공략이 성공 키워드
같은 맥락에서 ‘로블록스’에서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논다. 사교 장소에서 첫 인상에 가장 인상을 미치는 것은 옷과 악세서리. 게임 속 세상도 동일하다. 더 좋은 옷을 입어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반대로 기본 옷을 입은 아이들은 일종의 ‘따돌림’을 당한다. 반드시 구매해야할 옷들이 존재한다. 또, 더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 내 화폐가 필요하다. 어린시절 떡볶이집에 들어가려면 100원 200원이 있어야 했듯, 이는 메타버스 세상에도 동일하다. 결국 용돈은 ‘로블록스’에 들어가게 되는 구조다.
이 세계에서 가장 스타는 게임 제작자다. 유튜브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영상을 제작하듯 게임을 제작해 배포한다. 그 다음 등급은 게임 고수들. 초보들에게 게임을 가르치고 함께 게임을 플레이해 이끄는 역할을 하는 유저가 인기가 높다. 어른들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문화가 이들 사이에 존재한다. 굳이 해석하자면 지금 어른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듯 ‘로블록스’를 즐기는 이들은 소통처를 ‘로블록스’로 규정짓는 것과 흡사하다.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구찌와 협업해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구찌와 협업해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차세대 문화 플랫폼 가능성 주목
취재 과정에서 만난 기업들은 이 현상을 크게 세가지 쟁점으로 보고 향후 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쟁점들을 정리해 보면 페이스북이 나오더라도 인스타그램이 성장했듯 중요한 스팟을 잡으면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펄어비스는 ‘퀄리티’에 집중한다. 메타버스를 일시적 유행이 아닌 ‘중장기적 트렌드’로 보고 공략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다년간 MMO를 개발 및 서비스해온 노하우를 무기로 시장에 접근한다. 자사가 개발중인 ‘도깨비’로 ‘고퀄리티 메타버스’를 추구한다.
이 발언은 현재 ‘로블록스’ 게임 자체 그래픽과 콘텐츠가 비교적 노후화된 그래픽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로블록스’를 상회할만한 퀄리티 게임을 선보인다면 신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다변성’과 ‘기능성’에 주목한다. 자사가 보유한 VR기술을 근간으로 게임, 산업, 엔터테인먼트 등을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한다. 이를 위해 빠른 접근과, 규모가 중요하다고 보고 판을 키우는 비즈니스를 예고한다. 그 일각으로 I·P경쟁을 핵심으로 보고 해당 콘텐츠들을 메타버스에 도입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선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N사 관계자는 ‘취향(또래집단)’에 주목한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가벼운 콘텐츠를 위주로 구성돼 해당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는다고 보고, 특정 계층을 공략하는 메타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VR챗과 같은 메타버스를 확인해보면 서브 컬쳐분야 메타버스가 크게 성공한 전례가 있다”며 “그렇다면 자동차 메타버스, 밀리터리 메타버스 등 다양한 문화를 담아 특정 타깃을 공략한 메타버스들이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보고 이를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VR챗’은 서브컬쳐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메타버스로 일 2만 명 이상 동시접속자를 기록중이다
▲ ‘VR챗’은 서브컬쳐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메타버스로 일 2만 명 이상 동시접속자를 기록중이다

뉴노멀 해답 ‘방향성’은 메타버스, ‘시간’은 아직
현재 업계에서 회자되는 ‘메타버스’ 키워드는 제2의 인터넷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방대하다. 기존 텍스트 기반 매체에서 캐릭터 기반 매체로, 2D영상에서 3D오브젝트로 변모하는 시대를 예견한다. 이를 인류의 진화에 연결 짓는 이들도 등장한다. 이른바 포스트밀레니얼 시대를 ‘메타버스 네이티브’ 시대로 보고, 이 문법에 맞춰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 교수는 “무슨 일이 생기면 브라우저를 열고 웹서핑을 뒤지는 세대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현상이다. 인터넷을 불신하는 세대가 ‘검색’행동 보다 메타버스로 현장을 간접 체험하는 것을 신뢰하는 세대가 도래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변화가 이른바 ‘뉴노멀’로 게임,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임 분야는 이들이 ‘로블록스’에서 미니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주목. 아바타를 도입하고 여러 게임을 즐기는 형태를 염두에 둔다. 과거 MMO가 성행하던 시대 트렌드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반면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현재 메타버스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한 업체 COO는 “현실적으로 지금 재계나 학계가 주장하는 메타버스를 개발하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해야 하고, 돈이 있더라도 개발기간만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돈 많고 사람 많은 ‘로블록스’의 그래픽과 콘텐츠 퀄리티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펄어비스는 고퀄리티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게임 ‘도깨비’를 개발중이다
▲ ‘펄어비스는 고퀄리티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게임 ‘도깨비’를 개발중이다

MZ세대 공략 트렌드
주제는 ‘메타버스’로 서로 동일하지만 각기 다른 꿈을 꾼다. 재계 관점에서는 ‘로블록스’ 파이를 점차 잠식해 나가면서 성장할 기업을 찾는다. 게임 업계는 ‘MZ세대’를 미래 고객들을 모시기 위한 수단으로서 검토 중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새로운 인프라’로 메타버스에 접근한다.
학계는 ‘시대 변화’에 초점을 맞춰 이 단어를 해석한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메타버스’는 현재 10대와 20대 유저들을 위한 공략 키워드다. 대신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다. 긍정적 시각으로는 MZ세대에 치중된 트렌드가 다른 유저들에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 부정적 시각으로는 지금의 주력 소비계층인 7090세대는 메타버스보다 인터넷이 편한 세대이기에, 굳이 메타버스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이 모두 확신하는 부분은 미래 가치다. 소위 ‘인터넷 불신 세대’가 주력으로 떠오르는 시대에 맞춰 길게는 10년을 보고 준비해야할 사업으로 보고, 이것이 미래 트렌드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며,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견이 없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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