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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플랫폼 수수료 전쟁 그 이면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5.1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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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와 퍼블리셔간 계약 관계는 전통적으로 7대 3 수수료를 지불한다. 게임사는 게임 개발을 퍼블리셔는 운영과 서비스, 프로모션 등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금이 오가기도 하고 마케팅 금액을 보장 하는 등 복잡한 계약들이 오간다. 

원리는 명확하다. 게임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들이 다수 필요하다. 게임 관리와 프로모션을 해줄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인력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한 점도 문제점이다. 때문에 보다 게임을 잘 서비스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으며, 그 회사들에게 게임을 맡기는 것이 관례다.

별다른 불만을 갖지 않았던 이 세계에가 조금씩 변질된 것은 구글과 애플, 스팀 등 해외 퍼블리셔들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이들과 계약은 전통적인 사례와는 살짝 다르다. 이들은 퍼블리셔가 아닌 ‘플랫폼사’라 불리며 다른 형태 계약을 유도한다. 전통적으로 퍼블리셔가 담당하던 마케팅, 운영, 서비스 모두 개발사가 진행하며, 구글과 애플, 스팀 등은 플랫폼만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수수료율은 30%를 요구한다. 게임사들 사이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정통 퍼블리셔와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투자 금액이 낮다면 수수료율을 낮춰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다. 다년간 항의는 계속됐지만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최근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우리나라에서는 독점 방지법이 제정되고 청문회가 열려서야 기업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특정 금액 이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감면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사실상 이들이 획득하는 전체 매출 약 80%에서 90%는 그대로 획득한 채 일부 수수료만 감면된 것으로 불만은 여전하다. 

게임분야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중소기업들이 점차 사라지는 점도 이 같은 환경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 게임 퍼블리셔들은 돈을 번 뒤 국내 산업에 재투자. 신생 기업이나 PC방 등에 투자하면서 환경을 형성하는 역할도 동시에 진행했지만 해외 퍼블리셔들은 국내에 재투자를 하지 않는 다는 점을 꼬집는다. 사실상 개발팀에 개발비를 투자하지도, 게임 서비스를 위해 회사를 인수하지도 않으며, 국내에서 돈을 번 뒤 고스란히 해외에 가져가기에 소위 ‘돈맥경화’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대안들이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쯤 되자 조금씩 대항마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나서서 수수료 인하를 결정키도 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8월부터 수수료율을 15%로 낮추기로 결정했고, 원스토어는 반값 수수료 정책에 이어 최대 5% 수수료를 받는 정책을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사들은 PC런처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전략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들이 조금씩 힘을 발휘한다면 언젠가는 국내 게임사들도 플랫폼사들과 관계를 다시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노력들이 다시 한번 게임산업 생태계를 부활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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