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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을 끼얹자', 골판지 구름과 함께한 세상여행기

비 뿌리고, 눈 내려 누군가를 골탕 먹이는 시뮬레이터 … 평범한 사무실에서 결혼식, 농부들까지 잔잔한 ‘재미’ 선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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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7호 기사]

주인공은 골판지로 된 구름이다. 골판지라 할지라도 할 건 다 한다. 일단 하늘을 날아 다닌다. 그 다음엔 비와 눈을 뿌린다. 때로는 물감을 빨아들여 온 세상을 물들이기도 하고, 때로는 바람을 불러와 장판을 뜯어 버리기도 한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확실하다. 작은 구름 한 조각에 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구름을 상대로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 그저 잠깐 동안 시련이려니 하고 구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작은 구름을 잘못 건들면 더 큰일이 날테니 말이다. 반대로 구름 입장에서는 어떨까. 게임 ‘찬물을 끼얹자’에서라면 구름이 돼 볼 수 있다.
 

구름과 함께 하는 세상 나들이
게임속에서 유저는 구름이 돼 세상을 떠돈다. 아기자기한 마을 속을 여행하는 구름이다. 하늘을 날면서 주변 풍경을 보는 것이 시작이다. 슬슬 지겨워 질 때 쯤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차례다. 구름은 기본적으로 물을 끌어다가 비를 내린다. 날씨가 추워지면 물이 눈으로 변한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태풍이 불며, 주변에서 온갖 액체들을 끌어다가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게임 플레이 방법이지만 이를 응용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다.
게임상에서는 약 50개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는데, 맵을 잠깐 동안 지켜 보면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개발자는 온갖 장난거리를 스테이지로 구성. 구름이 파격적인 장난을 할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고, 유저가 난동을 부릴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했다.
 

결혼식장에 비를 뿌릴 차례다. 허둥지둥 달아나는 사람들을 구경해보자
▲ 결혼식장에 비를 뿌릴 차례다. 허둥지둥 달아나는 사람들을 구경해보자

게임 속 사람들 골려주기
스테이지는 일상 생활에 가깝다. 일례로 평범한 마을에 눈이 온 상태다. 한 남자가 눈을 열심히 치우고 있다. 차를 타고 나가기 위해서인 것 같다. 유저는 눈을 내릴 수 있는 구름이다. 그렇다 이 남자가 눈을 치울 때 마다 그 위에 눈을 쏟아 붓는다. 주변을 모두 눈으로 뒤덮고 나면 이제 남자의 반응을 구경할 수 있다. 눈오는 날 직접 눈을 치워본 사람이라면 이 남자의 심정을 알 법하다.
다음은 사무실 안이다. 온갖 기자재들이 넘처나는 장소다. 이 곳에서 재미있는 일이란? 그렇다. 비를 뿌리면 된다. 전기로 작동하는 온갖 물건들이 부숴저 나가는 장면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불러 일으킨다.
또 다른 장소는 결혼식장이다. 하객들이 즐비하며, 주례가 서 있고, 남녀가 결혼식에 한창이다. 이제 결혼식을 망칠 차례다. 누굴 먼저 골려 줄지는 선택에 맡긴다.
 

마트 안에 돌풍이 분다면? 무료 쇼핑 시간이다
▲ 마트 안에 돌풍이 분다면? 무료 쇼핑 시간이다

미니게임으로 소소한 ‘재미’
뿐만 아니다. 게임은 ‘구름’을 활용해 다양한 미니게임을 삽입했다. 단순히 상황을 방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구름 능력을 응용하면 상상을 뛰어넘는 게임들이 가능하다. 일례로 바람을 일으켜 볼링공을 굴린 뒤 핀을 맞추는 볼링게임이나, 물감을 빨아 들여 바닥에 쏟아 내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온갖 잡동사니를 몰아 쥐고 굴리면서 ‘괴혼’과 같은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며, 때로는 간수(?)들에게 들키지 않고 피해 나가는 잠입액션같은 패러디들도 존재한다.
스테이지가 지날수록 구름의 능력도 점차 상승한다. 구름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집어 넣은 듯한 분위기다. 때로는 폭풍우속 구름이 돼 벼락을 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천둥을 쳐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들을 활용해 세상을 떠돌면서 온갖 장난을 치면 그것으로 족하다.
 

콘서트 현장, 어떤 방법으로 골려줄까
▲ 콘서트 현장, 어떤 방법으로 골려줄까

장난기 가득한 게임 속 세상
이 같은 게임 장르는 다년간 인기를 끌어온 ‘유머’장르에 속한다. 온갖 잡동사니를 몰아 넣고 그 속에서 부수고, 날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임 장르다. 게임 속 내용들은 ‘스트레스 해소’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당연하나. 대신 그 뒷이야기나, 에피소드, 패러디들은 유쾌하게 작용한다. 종래에는 운석을 소환해 공룡들에게 쏘는 것과 같이 정도가 심한 패러디들도 보이나, 게임 적인 우스갯소리 정도로 넘어갈 수 있을듯 하다. 그렇다 보니 이 게임은 ‘힐링 게임’으로 보는 것이 가장 옳은 분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비로, 눈으로, 불벼락(?)으로 세상을 정화하며 함께 웃어 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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