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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 ‘게임’의 방향타는 ‘MZ’ 향해

게임업계 내·외부 변화 움직임 ‘뚜렷’ … 2030 소비 문화, 미래 가치 중시 ‘주목’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02.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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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3호 기사]

게임업계가 변화의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각종 시장의 주력 소비자층으로 올라서고 있는 MZ(밀레니얼 세대 + Z세대) 세대의 막대한 영향력 속에, 게임업계 또한 이들 마음을 붙잡기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가피한 변화를 맞이했다면, 이번엔 보다 능동적인 방식의 변화라는 점 또한 눈여겨볼 요소다. 또한, 소비자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금융권에서 게임업계를 향해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점 역시 최근의 변화를 실감케 만들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MZ세대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히 가져가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2021년도 신작들의 주요 타겟층을 ‘2030’ 세대로 삼은 한편, 컴투스, 네오위즈, 해긴 등 각종 게임사들의 행보 또한 젊은 소비자 층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MZ세대 중심의 시장 형성은 이제 다가올 미래가 아닌, 코앞에 닥친 현실이라는 평가다. 한 학계 관계자는 “MZ세대로 인한 시장 변화는 일찍이 예견된 일이다”며 “가장 트렌디한 산업군인 게임업계인 만큼, 여타 산업군보다도 그 변화의 파장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Z세대(Generation Z)를 통틀어 칭하는 말이다. 이들의 인구 분포는 지난 2019년 일찌감치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총 2,28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들 신세대가 시장의 주축으로 올라선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트렌디’한 게임업계, 변화는 이미 포착
국내 각종 산업군 가운데 게임업계는 가장 트렌디한 감수성을 지닌 산업군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MZ세대 중심의 시장이 도래함에 따라 외부 산업군에선 게임업계를 향한 적극적인 구애에 돌입한 것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요소는 역시 금융권의 움직임이다. 과거 금융권은 주력 소비자 세대가 변해옴에 따라 그에 맞는 대응을 이어왔다. 과거 X세대(1970년대 생 중심)가 시장의 주력 소비자층일 당시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노후대비’라는 당시 키워드에 맞춘 움직임을 보였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금융권이 최근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분야는 바로 MZ세대의 마음을 잡는 것이다. 자연스레 금융권 또한 MZ세대와 친숙한 산업군인 게임업계와 손을 맞잡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넥슨과 게임‧금융 혁신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우리은행은 라이엇게임즈와 LCK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은 각각 샌드박스게이밍, T1의 손을 맞잡고 MZ세대에게 적극적인 어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와 게임업계의 협업은 이제 단순한 스폰서십 형태를 넘어 연계 콘텐츠 개발의 단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 금융권와 게임업계의 협업은 이제 단순한 스폰서십 형태를 넘어 연계 콘텐츠 개발의 단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광수 제 14대 은행연합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MZ세대가 향후 10년 내 세계 노동인구의 약 75%를 차지해 경제활동과 소비의 주축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며 MZ세대가 이끄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를 향한 적극적 구애는 비단 금융권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 식품업계의 경우, 각종 게임 프랜차이즈와 콜라보를 활발히 이어가며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MZ세대에게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리는 한편, 게이머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제품 판매량 확대까지 일거양득의 성과를 올리고자 노력하는 모양새다.

‘20대 유저 찾아요’ 게임 내부부터 변했다
이처럼 각종 산업군에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키워드로 ‘게임’을 꼽고 있는 가운데, 그렇다면 그 주체인 게임사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이들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최근 출시가 이어지는 신작게임들의 트렌드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0년대 후반 ‘복고’ 트렌드가 활황을 맞이하며 클래식게임 I‧P들을 모바일상에서 고스란히 재현하는 데 주력했던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의 2021년 신작 전략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 ‘팡야M’, ‘프로야구H3’ 등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까지의 엔씨소프트를 이끈 힘으로 ‘리니지’의 성과를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을 향한 게이머들의 인식 또한 ‘리니지’와 ‘린저씨(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아저씨 이용자)’라는 용어가 주를 이룰 정도였다. 실제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자료에 따르면, ‘리니지2M’이 출시되던 지난 2019년 말 당시 ‘리니지2M’의 이용자 층은 3040세대가 약 73%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캐주얼하고 역동적인 게임성을 내세우며 새 소비자 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트릭스터M)
▲ 엔씨소프트는 캐주얼하고 역동적인 게임성을 내세우며 새 소비자 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트릭스터M)

하지만 2021년 엔씨소프트의 신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2030세대 즉,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무협, 역동적, 귀여움 등 젊은 층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각종 키워드로 무장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익숙하고, 미디어 변화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피로도가 적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등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신작들로 변화한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엔씨소프트뿐만 아닌 여타 다수의 게임사들이 트렌드에 맞춘 신작을 쏟아내고 있다. 컴투스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형태로 변화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며, 네오위즈는 PC게임 시장 공략과 ‘골프 임팩트 – 월드 투어’ 등 압축된 플레이경험을 선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해긴의 경우 자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플레이 투게더’를 준비 중으로, 적은 과금 요소, 캐주얼한 게임성, 소셜 기능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가치’ MZ세대 소비, 마음 잡으려면
MZ세대가 각 시장의 주력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며 게임업계가 이들 가운데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최근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생활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아 그 수혜를 입었다면, 최근의 소비 시장 변화는 수혜를 넘어 한층 더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해당 기회를 더욱 효과적으로 잡아내기 위해선, MZ세대의 특징을 시시각각 파악하고 변화를 끊임없이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눈앞에 놓여있다.
MZ세대를 정의하는 각계의 연구 결과 및 의견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 이들의 소비 문화에 대해 공통적으로 꼽히는 요인들로는 ▲디지털 기술 변화에 익숙해 정보 습득 및 처리에 능숙 ▲소비와 개인 영향력의 연계 인식 ▲미래 가치 중시 ▲트렌드 및 유행 변화에 유연 등의 요소를 들 수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은 글로벌 이용자들의 세대 변화에 발맞춰 원작과 전혀 다른 게임성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은 글로벌 이용자들의 세대 변화에 발맞춰 원작과 전혀 다른 게임성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게임업계가 주목할 요소로는 바로 ‘미래 가치’와 ‘유연한 변화 적응력’을 들 수 있다. 즉, 게임을 구매 및 플레이하고, 인게임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에 있어 향후 플레이 만족도를 예측한 소비를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이를 소비하는 데에도 망설임이 적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MZ세대의 소비문화는 과거 그 여느 세대보다도 유연한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잉 소비를 선호하지 않고, 미래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들의 소비 형태는 국내 게임업계의 콘텐츠 판매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과거와 같이 과도한 확률형 BM 등에 의존한 판매 형태는 점차 외면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MZ세대의 ‘미래 가치’ 선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가야한다는 조언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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