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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IPO 유망주 잇단 등장, 승부처는 ‘내실화’

‘중량급’ 대기주들 일정 본격화 전망 … 핵심 사업성과 바탕 증시 입성 예고
신규 공모주 선호도 높아 흥행 예상 … 상장 이후 ‘재평가’가 주가흐름 좌우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1.25 09:30
  • 수정 2021.01.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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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1호 기사]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로부터 시작된 게임주 IPO(기업공개) 행렬이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 모비릭스를 필두로 크래프톤, 원스토어 등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RPG, T3엔터테인먼트 등 이미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대기주들도 올해 상장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기업은 자사의 핵심 성과를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며 주목받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로스트아크’ 등 초대형 타이틀의 흥행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저마다의 호재를 안고 국내증시 입성을 선언한 것. 여기에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을 통해 신규 상장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선호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IPO 흥행 열기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단기적 흐름에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규상장주의 경우 IPO 과정에서 고평가된 기업 가치에 대한 조정 과정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만큼, 상장 직후 시점에서 큰 폭의 주가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들 기업이 어떤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지, 또한 이것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지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게임산업은 대표적인 ‘언택트 수혜주’로 자리잡았다. 국내 게임업종 시총 상위 10개 기업들은 매 분기 두 자릿수의 성장세(전년동기대비)를 기록했으며. 정부에서도 게임을 ‘K-뉴딜지수’에 포함시키며 한국형 뉴딜과 관련된 미래 성장주도 산업으로 지목했다.
이같은 흐름은 IPO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가 일반공모 청약에서 1,524.85:1이라는 경쟁률과 증거금 58조 5,540억 원 등을 달성하며 국내 증권시장 역사상 최고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에 따라 IPO 시장에서도 게임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한 모양새다.

기대주들 대거 출격 ‘눈길’
특히 올해는 게임주 IPO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게감 있는 기대주들이 대거 상장 절차를 밟는다는 점에서다. 모비릭스가 1월 28일 코스닥 상장을 예고하며 첫 단추를 꿰었다. 지난 1월 14일부터 15일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밴드 최상단인 14,0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가운데,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485.51: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 이로 인해 약 3조 7,435억원 규모의 증거금이 몰렸으며, 약 25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게 됐다.
게임주를 넘어 올해 IPO 시장 전체의 최대어로 꼽히는 기업은 바로 크래프톤이다. 현재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크래프톤 주식은 18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약 15조 원에 이른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의 공모 규모만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기업가치는 30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 공동주관사로 크레딧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NH투자증권을 선정했으며, 일찍부터 ‘메가톤급’ 빅딜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부터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비릭스는 글로벌 및 캐주얼게임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IPO에 나섰다. 이들의 수익 모델은 중소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아왔던 만큼, 상장 이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 모비릭스는 글로벌 및 캐주얼게임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IPO에 나섰다. 이들의 수익 모델은 중소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아왔던 만큼, 상장 이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원스토어 역시 주목할 만한 예비상장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SK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점쳐지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약 1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수료 인하 정책을 꾸준히 강화하는 등 업계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며 IPO 흥행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상태다.
이외에도 앞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스마일게이트RPG와 T3엔터테인먼트도 올해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했던 만큼, 올해 증시 입성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적+청약열풍’ 시너지
이들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실적’이다. 핵심 사업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IPO를 추진하는 만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첫 주자인 모비릭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29억 9,900만 원, 영업이익 70억 7,2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85%,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2.28%, 58.86%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일약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가운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 2,370억 원, 영업이익 6,813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측면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만 따지면 국내 게임사 중 넥슨 다음가는 수준이다. 스마일게이트RPG와 T3엔터테인먼트도 ‘로스트아크’와 ‘오디션’이라는 흥행작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특히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445% 증가한 795억 원, 영업이익은 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예비 상장사들은 주요 사업영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증시 입성에 나서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을 기반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이번 예비 상장사들은 주요 사업영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증시 입성에 나서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을 기반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원스토어는 설립 이후 최초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 4분기에 10분기 연속 거래액 성장을 달성한 데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는 것. 주요 동력원인 게임의 경우 위메이드 ‘미르4’ 등 유명 게임사들의 대표작들을 유치하며 전년대비 약 36% 상승한 거래액을 기록했으며, 앱, 스토리콘텐츠, 쇼핑 등 주력분야에서도 모두 높은 성장세를 달성했다.
소위 ‘카겜효과’로 불리는 청약 열풍도 이들의 IPO 흥행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기관 수요예측부터 1,478.51: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사회적으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들의 IPO 흥행 효과는 증권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때 발생한 50조 원 가량의 청약 환급금이 다시 시장으로 유입되며 소위 ‘동학개미’들이 주가변동을 주도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모비릭스의 일반공모 청약 과정에서 신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시장 환경 역시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며 ‘온택트’ 업종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지난해 말 ‘서머너즈 워’가 약 3년여만에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으며 중국시장 진출로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신규 게임 상장주 청약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내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청약 열풍으로 인해 신규 상장주들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위 ‘버블’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이는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기업별 리스크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들의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지난해 12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한 ‘엘리온’의 경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더군다나 크래프톤을 견인해온 ‘배틀그라운드’ PC버전 역시 하향안정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신작 등 명확한 모멘텀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더 게임 어워드(TGA)’를 통해 ‘썬더 티어원’과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2종의 신작을 공개한 바 있다.
 

실제로 이 부분은 빅히트의 상장 과정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직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지만, 막상 상장 첫 날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시초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된 밸류와 지나치게 높은 BTS 의존도 등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차익실현 욕구가 커져 이같은 풍경이 연출됐다는 평가다.
때문에 각 기업의 내실이 상장 이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공모주 투자 트렌드가 차익실현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상장 이후 밸류에이션 조정 과정은 불가피하다. 명확한 비전과 모멘텀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등 ‘실력발휘’가 필요한 시점으로, 이 지점에서의 행보가 향후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단기적인 주가수익을 노리기보다는, 보다 긴 호흡으로 시장 환경과 해당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살피는 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2020년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대어급 기업들에 대한 높은 기대수익률은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로 이어지며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고 있어, 올해 대어급 공모 참여 시 보수적인 접근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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