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리드 스타즈' 진승호 디렉터 "도전의 의미 갖는 게임, 즐겨주셨으면 한다"

참석자: 라인게임즈(스튜디오 라르고) 진승호 디렉터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07.31 09:0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인게임즈의 콘솔게임 신작 ‘베리드 스타즈’가 7월 30일 정식 발매됐다. ‘검은방’, ‘회색도시’ 등 대표작들과 함께 팬들에게는 ‘수일배’ 디렉터로 더 이름이 잘 알려진 진승호 디렉터의 콘솔 도전작이 유저들을 마주했다.
발매일이 다가올수록 더해져 가는 화제성과 함께, 게임은 컬렉터스 에디션은 물론 일반 에디션 또한 연일 품절 사례를 빚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의 본격적인 콘솔게임 시장 도전작으로도 주목을 받고있는 ‘베리드 스타즈’, 지난 27일 발매를 앞둔 시점에서 라인게임즈 산하 스튜디오 라르고의 진승호 디렉터를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경향게임스

이하는 QA 전문

Q. 발매를 앞두고 있다. 소감과 게임에 대한 특징을 설명하자면?
A.
‘무섭다’라는 느낌이다. 분명 기대감이 있지만,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베리드 스타즈’는 장르명을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라고 정의했다. 대화, SNS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존해야 하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Q. 과거 SNS 관련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
A.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회사에서 나오게 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관련해 기사화가 됐고, 트위터를 사용하던 시기인데, SNS상으로도 관련 일이 있었다. 당시를 생각하면 ‘후달렸다’에 가까웠었다. 그런 경험을 한 후 이런 상황을 제시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이어져 게임 내에도 SNS 시스템을 넣는 계기가 됐다.
 

Q. 스트리밍 정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A.
시대의 흐름 자체가 게임을 보는 것으로 소비하는 걸 막는다고 막을 수는 없는 흐름이다. 해외 같은 경우엔 관련 종류의 게임들을 스트리밍하지 말라 권해도 다 하곤 해 국내는 막아놓고 해외는 열어놓는 것 같이 비춰지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베리드 스타즈’의 스트리밍은 가능하다. 다만 게임 후반부 특정 구간부터는 생방송만이 가능한 형태다. 해당 부분의 다시보기를 올리거나, 수익설정을 열어 두는 것은 피해달라는 정책이다.

Q. 스트리밍 정책과 관련해, 게임사와 스트리밍 양측의 윈-윈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개인적인 의견이라 조심스럽다. 일단 현 상황은 스트리밍을 시청하시는 분들과 스트리밍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 사이의 싸움이 계속 일어나는 상황으로 보인다.
유튜브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저작권자에게 수익이 가듯, 플랫폼에서 일정 부분 수익성을 분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주변 분들의 경우 게임이 스트리밍으로 흥행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뜨기는 떴지만, 개발을 접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그렇기에 플랫폼에서 일정 부분 셰어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스트리밍이 개발자에게도 수익으로 연결된다면, 이 또한 원동력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경향게임스

Q. 콘솔게임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
A.
콘솔 개발을 끝낸 소감으로는, 실물 패키지를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개발진 말고도 사업지원실, 디자인팀 등 수 많은 분들이 고생해서 겨우겨우 패키지가 나오게 됐다.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패키지를 못 냈을 것 같다. 참 감사한 분들이 많다는 소감이다.

Q. SNS 요소와 관련해 지금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A.
사회적 비판의식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체험에서 출발한 이야기이기에, ‘논란은 흥행의 또다른 이름이다’의 경우 게임 속의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한 아티클이었다. 게임의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배경 설명의 느낌이다.
SNS 요소의 경우 대부분 비판적인 논조로 흘러가긴 하지만, 개인마다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다를 것이다.

Q.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그런 이야기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가?
A.
추리나 스릴러를 많이 접하는 편은 아니다. 넷플릭스에서도 주로 다큐멘터리만 본다. 두서없이 보는 편이다. 일단 사람은 한가지 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런 면을 많이 봐오게 된 것 같다.
매번 마지막 장면을 먼저 떠올리고 출발을 한다. 룰이 만들어진 것 같다. ‘검은방’ 1편 시절엔 픽션을 써보지 않아 막막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규칙이 생겼다.
 

Q. PC버전 등 플랫폼 다각화에 대한 계획은 없는가?
A.
멀티플랫폼 전개에 있어선 콘솔에 집중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전개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단은 콘솔 패키지를 만드는 데 모든 기운을 소비했다. 추후 더 좋은 기회가 생겨 더욱 많은 분들게 선보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Q. ‘베리드 스타즈’의 경우 제한된 무대 안에서 이야기를 펼치게 된다. 공간 구축을 위해 신경 쓴 부분과 제한된 공간의 이야기 전개를 강조하기 위해 주력한 부분은
A.
무너진 무대, 복도, 몇 개의 방 정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굉장히 리얼한 공간이라기보다 연극적인 공간에 가깝다. 배경을 3D로 구성했다. 카메라를 좀 더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어 그 부분에 집중했다. 한도 내에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3D를 기반으로 좀 더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탈출 시스템은 완전히 빠졌다. 대화에 집중했다. 키워드 한 개에 다섯 명의 생존자가 있다면, 다섯 개의 다이알로그를 만드는 식이다. 다이알로그의 정확성 부분에 주력했다. 개발 기간의 대부분을 키워드 및 다이알로그를 쓰는 데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Q. 게임을 만들 때 엔딩을 몰살 엔딩, 전원생존 엔딩을 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A.
당연 몰살 엔딩을 고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전원생존은 잘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모두가 생존하는 엔딩은 대단원으로 잘 어울리는 듯하지만, 기대감을 가지고 스릴러를 펼쳤는데 그 안에서 아무도 죽지 않으면 기대했던 것이 없는 게 되는 것이 아닌가. 유저들에게 세일즈를 하는 입장에서, 기대하는 무언가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Q. 엔딩은 몇 가지가 존재하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해피’하다고 생각하는 엔딩을 보기 위한 팁이 있다면
A.
단순한 게임오버를 제외하고 이름을 가진 엔딩이 11가지 존재한다. 해피하다고 표현하기는 애매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트루엔딩을 보기 위해선 대화를 열심히 해야 하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멘탈 등을 다독여 놓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지가 떴을 때 비위를 잘 맞춰줘야 한다. 비위를 잘 안 맞춘다면 자기 혼자 나가서 죽고 그런 게임이다.

Q.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A.
텍스트를 읽는 속도에 따라 개인차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성우분들이 연기하시는 걸 끝까지 듣고, 키워드 대화를 주의 깊게 보면서 진행한다면 2~30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베리드 스타즈’가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A.
베리드 스타즈는 ‘도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간 기본적으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고, 처음 콘솔게임을 개발했으며, 처음 상용 엔진을 접하고, 멀티플랫폼을 전개하고, 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는 등 대부분이 처음 해보는 일들이다.
 

Q.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가?
A.
열심히 했는데 잘하기도 했네, 이 정도의 평을 받았으면 싶다. 열심히 한 티는 났으면.

Q. 한정판과 일반판 모두 매진됐다. 추가 제작 계획은 없는가?
A.
수량을 모자라게 찍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매진을 이뤘다. 정말 감사드린다. 추가 제작할 예정이다. 한정판의 경우는 추가 제작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

Q. 시나리오 메인 책임자로서 감수를 본다. 글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 때 만든 이의 생각이나 성향이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는가?
A.
시나리오 라이팅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인간 군상들이 일으키는 사건들을 그리기 때문에, 우리가 집중한 것은 각각의 다른 캐릭터들이 이런 상황에 모였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였다. 행동 원리에 대해 생각했다. 그 외에는 특별히 고려하지 않았다.

Q. 차기작도 마찬가지로 콘솔의 텍스트 기반 어드벤처를 구상하고 있는가?
A.
이번에 콘솔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다. 좋은 경험 한 번으로 치우기엔 아깝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어떤 장르가 될지는 몰라도, 콘솔로 지속해서 개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게임이 나와봐야 알지 않을까.
 

사진=경향게임스

Q. 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기대해주시고 응원을 많이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뿐이다. 베리드 스타즈의 경우 검은방 1편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꽤 많을 것이다. 의식적으로 넣기도 했다. 검은방을 2008년에 출시했으니 약 12년 정도 지났다. 많이 지나긴 했지만, 아무도 기념을 안 해주니 직접 기념한다는 느낌으로 개발한 것도 있다. 그런 부분에 감안해서 플레이한다면 더 재밌지 않을까.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게임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다.

Q. 발매 후 플레이하고 있을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린다.
A.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게임 만드는 일뿐이다. 상당히 오랜 기간 베리드 스타즈를 개발했다.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결국 개발자들에겐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플레이어와 시장에게 말을 거는 일이다.
제같은 경우 굉장히 어렵고 힘들게 말을 준비해서 건네는 입장이다. 시장 또는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제가 건네는 말을 잘 받아주셨으면 한다.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셨으면 한다. 밝은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이야기가 많지만, 끝냈을 때 ‘재밌었다’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한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