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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트로폴리스', 연약한 쥐들의 도시건국 프로젝트

서강대 게임교육원 학생팀 스팀 탑셀링 1위 쾌거 … 쥐들의 도시 지키는 전략형 TCG 선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12.11 14:15
  • 수정 2019.12.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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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6호 기사]

지난 2019년 11월 1일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출신 재학생들과 졸업생이 함께 뭉쳐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다. 게임명칭은 ‘레트로폴리스’. 쥐들이 함께 뭉쳐 도시를 세우고, 외부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형태다. 게임은 이미 BIC 2019서 루키부문상을 수상하는 등 입소문을 탔고 국내외 유수 퍼블리셔들이 주목하면서 일찌감치 성공을 예감케 했다. 예감은 현실이 됐다. 게임은 출시 3일차에 스팀 탑셀링 1~2위를 오간다. 게임에 평점을 매긴 1천 명 유저 중 92%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인디게임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렇다면 ‘래트로폴리스’는 어떤 게임일까. 금주 인디게임 코너에서는 학생게임개발팀으로 신화를 쓴 카셀게임즈의 ‘래트로폴리스’를 다뤄 봤다.
 

‘래트로폴리스’는 쥐들이 건국한 고대 도시다. 일종의 문명 세계로 쥐들은 인간처럼 대화하며 행동한다. 이들이 세운 도시는 ‘유토피아’을 목표로 한다. 이 쥐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적들이 끊임 없이 마을을 침공한다. 유저는 쥐들의 지도자가 돼 다른 쥐들을 교육하고 마을을 육성하며, 적들의 침공에서 마을을 방어해야한다. 부국강병의 꿈을 이끌 전설적인 지도가 되기 까지 여정은 계속된다.
 

▲  조언자를 얻으면 강력한 패시브 버프가 형성된다
▲ 조언자를 얻으면 강력한 패시브 버프가 형성된다

실시간 디펜스게임의 매력
게임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디펜스 게임이다. 시간이 지나면 적들이 좌우에서 쳐들어 오는데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병력을 모집해 배치하면서 진행한다. 메인 게임 플레이 방식은 TCG에 가깝다. 총 5장 카드를 뽑아 명령을 수행하면서 즐긴다. 카드를 내서 자원을 획득하고, 획득한 자원으로 건설을 하거나 병력을 모집하는 식이다. 한가지 다른 점은 실시간으로 움직인다는 점. 유저가 턴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병력은 쳐들어 오며 공격을 한다. 반대로 병력이 쳐들어 오는 과정에도 셔플(덱 뽑기)을 진행해서 카드를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카드를 내고 병력을 배치하고 기술을 쓰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구성으로 바쁘게 손을 움직여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병력을 관리하고, 자원을 모으고, 다시 테크트리를 타는 과정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복잡한 설명을 뒤로 하고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크게 어려운 개념은 없다. 그저 손에 든 카드 중 원하는 카드를 내면 될 뿐이니 진입장벽은 낮은 편이다.
 

▲ ‘짐은 관대하다’를 외칠 것 같지만 무자비한 보스다
▲ ‘짐은 관대하다’를 외칠 것 같지만 무자비한 보스다

마우스를 던지게 만드는 난이도
초반부는 병력들을 뽑아 놓는 것 만으로도 문제 없이 진행 가능하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임성. 편하게 카드만 내면 되니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이에 속으면 안된다. 게임은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낸다. 적들이 불화살을 쏘면서 광역 데미지를 입히는 순간부터 게임 난이도는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모아둔 병력들이 한방에 쓸려 나가고 마을도 동시에 파괴되기 시작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구호소를 비롯 치료 마법들을 동원하거나, 반대로 적들을 순식간에 녹이는 ‘발리스타’와 같은 구조물들을 활용해 역습을 가해야 한다. 이렇듯 한 단계씩 적들은 강력한 전법을 구사하며 이를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게 된다. 문제는 각 구간별로 적들이 급격하게 성장한다는 점. 매 스테이지마다 새로운 고비가 찾아오고 이를 대항할 방법을 연구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
 

▲ 집결카드를 활용해 반복적으로 강화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 집결카드를 활용해 반복적으로 강화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승리의 비결은 ‘집결’카드
‘래트로폴리스’는 지난 11월 1일 출시된 게임이다. 현재 출시 1개월이 지났지만 전체 유저 중 게임 클리어 ‘업적’을 달성한 유저는 20%에 불과하다. 5명 중 1명은 아직 엔딩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게임이 긴 것도 아니다. 게임을 시작하면서부터 엔딩을 볼 때 까지 시간은 약 40분이다. 사실상 게임에 도전하지만 엔딩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게임 난이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필자의 경우 20시간동안 게임을 연구하고 도전해서 39번째 시도 만에 겨우 게임을 클리어 했다.
게임 클리어에 사용한 카드는 ‘집결’카드다. 맵 상에 배치한 아군들을 불러오면 공격력1과 체력2를 강화하는 카드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이 카드로 병력을 강화하면서 게임을 진행했다. 동시에 장군 지도자가 보유한 특수 능력을 활용해 카드를 반복해서 강화해 왠만한 공격에는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면서 후반부까지 버틸 수 있었다. 이후에는 용병길드, 비상소집카드 등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병력을 수급하고 모아둔 돈으로 끊임없이 셔플하면서 병력을 갈아 넣어서야 겨우 엔딩에 도달할 수 있었다.
 

▲ 나만의 전략으로 게임 클리어에 도전해 보자
▲ 나만의 전략으로 게임 클리어에 도전해 보자

연구하는 이들을 위한 게임
게임은 기상천외한 공략법이 나오면서 유저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는다. 누군가는 장벽을 보강하고 가시벽을 두르는 방법으로, 누군가는 원거리 유닛으로 저격하는 방법으로, 누군가는 기술만을 사용해 적들을 순식간에 녹이는 방법으로 게임을 클리어한다. 지금도 클리어 방법은 계속 연구되고 있으며 개발진은 게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새로운 즐길거리를 계속 내놓는다. 추후 새로운 영웅들과 카드가 추가되면서 게임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엔딩 이후에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악몽’난이도가 추가되면서 유저들을 경악케 한다. 가히 TCG계 ‘다크 소울’을 보는 듯한 분위기다. 지금도 개발진과 유저들간 두뇌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유저들이라면 ‘갓게임’이 틀림이 없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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