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759호 기사]

얼마 전, 기자는 ‘자뻑 마케팅(자사가 출시한 모바일게임에 직접 자금을 투자해, 매출을 올리는 행위)’과 관련해 몇몇 회사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간에는 ‘자뻑 마케팅’의 실체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자뻑 마케팅’이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다. 이에 기자는 신작 론칭을 앞두고 있는 한 개발사의 마케팅 담당자와 ‘자뻑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마케팅 대행사의 담당자를 직접 만나 미팅을 진행했다.

‘자뻑 마케팅’과 관련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근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가 전반적으로 올라서 20위권 내에 게임을 랭크 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1억 원 이상을 하루에 부스팅(써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대행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스팅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한 달 정도는 진행을 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원래는 자신이 ‘대리 결제’를 주 사업으로 시작을 했다가, 몇몇 업체들의 의뢰를 받고 현재는 전문적인 ‘자뻑 마케팅’ 대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자뻑 마케팅’의 경우, 휴대폰 10대 정도면 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유심칩을 번갈아 끼면서 100여개의 아이디를 만들어서 문화상품권 혹은 구글 기프트 카드 등을 활용해 결제를 진행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계정 당, 백만 원에서 천만 원 사이의 금액을 결제한다고 한다.

자뻑 마케팅 비용의 경우, 선금으로 받고 있으며, 수수료는 금액에 따라서 다르지만 평균 6~7%정도를 받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0억 원 정도의 ‘자뻑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약 10억 6천 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문화상품권이나, 구글 기프트 카드의 경우 좀 더 싼 금액으로 그들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10% 이상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들 말고도 이를 대행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한다. ‘자뻑 마케팅’ 대행사들 간에 수수료 경쟁도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수수료를 조금 받는 업체들의 경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자뻑 마케팅’을 진행하고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담당자는 강조했다.

‘자뻑 마케팅’과 관련해 그는 이 행위가 절대 불법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뻑’도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이며, CPI(Cost Per Install, 신규 게임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을 때 소비자가 보상을 받는 방식)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최고 매출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지만, 법적인 제재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상장 회사의 경우에는 다르다. 매출 조작 행위로 간주되면서 ‘자뻑 마케팅’을 진행한 금액에 대한 정정이 요구되고, 허위 매출 보고에 따른 불이익을 받게 된다.

‘자뻑 마케팅’ 대행사 직원은 이미 국내에서 적지 않은 업체들이 ‘자뻑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구체적인 업체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우리가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유명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월 간 마케팅 비용으로 30억 원 정도의 ‘자뻑 마케팅’을 진행하면 마켓 수수료와 ‘자뻑 마케팅’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도 약 60% 이상의 금액이 회수된다. 12억 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면 최고 매출 순위에서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송 광고 등을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은 금액이다.

마케팅은 유저들을 모으는 수단이다. 결국 그들이 남고 떠나고에 대한 결정은 ‘게임의 재미’이다. 그냥 보여주기식 광고만 하고 한달 뒤에 사라지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자뻑 마케팅’은 이를 하지 않는 업체들에게는 분명한 피해 또한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와 관련된 제재가 시급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