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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착한게임, 나쁜게임(上) - ‘과몰입’의 이유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8.05.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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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전문지 기자로서 학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우리 아이가 게임중독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다. 일단 필자는 ‘중독’이라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고, ‘과몰입’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답변을 시작하고 말을 이어가려고 하면, “그래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라고 필자의 말을 자른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중독’이니, ‘과몰입’이니 다 필요 없고, 아이가 어떻게 하면 게임으로부터 멀어질까만 고민하는 모습이다. 게임 플레이는 아이들의 학습을 방해하는 일로만 치부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 2009년 <경향게임스>는 연세대학교 HC LAB과 손잡고, ‘fMRI를 이용한 온라인게임 사용자의 뇌 영상 연구’를 진행했다. 온라인게임을 즐겨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뇌파를 비교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다. 
뇌파 측정 결과 특정부분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중독’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학술적인 부분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중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할지 고민해보자. 초·중·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게임과 관련된 앱 1개 이상을 저장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들이 소통하는데 있어서 ‘게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10~20대 한달 평균 모바일게임 플레이 시간은 약 24시간으로 조사됐다. 일별로 쪼개보면, 약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하루에 1시간 정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들은 허락할까?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리긴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아이들이 게임 플레이를 전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부모들의 마음이다. 물론, 여가 생활로서 잠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용인할 마음이 있다는 부모들도 적지 않지만, ‘선은 지켜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단서로 달고 있다. 

전에도 비슷한 주제로 ‘칼럼’을 썼던 기억이 있다. 그 때도 강조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제일 잘못하는 것 중, 하나가 조건부 게임 플레이에 대한 허락이다. 오늘 공부를 3시간 했으니, 1시간은 온라인게임 혹은 모바일게임 플레이를 용인해주는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으로서 게임 플레이를 허락해주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게임에도 이용 등급이 존재한다.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는 등급의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분명히 막아야 한다. 어떤 부모의 경우, 퍼즐 게임은 용인하지만, RPG는 안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방식이다. 아이들의 과몰입 성향은 게임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왜’ 우리 아이가 그 게임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첫 번째다. 특히, 어떤 부분에 있어서 감정 표출이 되는지에 대해서 철저히 알아내야 한다. 게임 플레이에서 동반되는 감정들을 분석하고, 아이와 마주한다면,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무조건 안돼’, ‘주말 2시간만이야’ 등으로는 결코 아이들을 설득할 수 없다. 아이들이 하는 게임을 함께 플레이 해보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과몰입하는 아이들의 성격을 한번에 고치기는 힘들 것이다. 게임과 아이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게임에서 관심이 멀어지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보다 부모의 게임 랭킹이 높다면, 그 게임에 아이가 관심을 갖을까? 이유를 알아야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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